현대 국제정치 시사/중국의 정세

중국 변경지역의 지정 가치 1 / 티베트

정암님 2019. 2. 2. 16:00



중국에게 갈수록 지정 가치가 커지는 결정적 완충지대인 티베트는 히말라야산맥으로 보호받지만 일부지역에서 인도와 국경분쟁 중이다. 청조를 타도한 1913년 신해혁명 뒤 티베트가 독립을 선언하자, 영국은 독립을 인정했다. 티베트를 자신의영향권으로 만들고 청조뿐만 아니라 남하하는 러시아도 견제하기 위해서다. 영국은 이를 위해 인도-티베트 국경선을 확정하는 1914년 심라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을 주도한 영국 외교관 헨리 맥마흔의 이름을 따서 맥마흔 라인이라고 불리는 인도-티베트 국경선은 히말라야 동단인 아루나찰프라데시 등을 인도령으로 확정했다. 남한의 3분의 2가 넘는 8만 3000제곱킬로미터의 아루나찰프라데시는 전통적으로 티베트권에 속한 지역이었다. 당시 영국령이었던 인도에 이 지역을 포함시킴으로써 영국은 티베트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하지만 중국은 맥마흔 라인을 인정하지 않고 회담장에서 퇴장했다. 티베트를 다시 병합한 중국은 아루나찰프라데시 등이 원래 티베트 영토임을 주장하며, 그 영유권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에게는 분쟁 지역 자체보다는 중국의 티베트 영유권 정통성을 위한 것이다. 


티베트는 현대 중국의 통합과 정통성에 가장 손상을 주는 곳이다. 중국의 영토 중 분리 독립 문제가 국제적으로 가장 논란이 되어서다. 1950년 중국군의 티베트 점령 뒤 인도로 망명한 티베트의 정치와 종교 지도자 달라이라마는 서방에게 티베트 분리 독립의 상징이다. 이후 라싸 등에서 간헐적으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들이 있었다.

 

중국은 적극적 한족화로 대응하고 있다. 티베트는 더 이상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외지고, 접근하기 힘든 곳이 아니다. 중국은 1950년 중국군이 진주한 때부터 티베트로 가는 도로 건설을 시작했고, 2006년에는 티베트 라싸와 칭하이성 시닝을 연결하는 칭짱 고속철도를 개통했다. 교통망이 연결됨에 따라 티베트의 한족화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4년 12월 현재 티베트자치구의 인구는 318만 명이고, 이중 티베트계가 90%, 한족은 8%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주민등록상 인구이고, 실상은 한족의 비율을 대폭 줄여 발표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티베트망명정부나 현지에서는 티베트자치구 및 그  주변을 포함한 전통 티베트권에 사는 한족 주민을 700~80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티베트자치구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티베트족 220만 명은 물론이고, 중국 전역에 퍼진 티베트족 인구 750만 명을 능가하는 규모다.


티베트는 중국 영토 중 반한 민족 정체성이 가장 강하고 분리 독립 성향이 높다. 하지만 티베트의 분리 독립운동이 중국에게 급박하거나 현존하는 위협은 아니다. 중국은 티베트 분리독립운동 자체보다 다른 지역에 분리독립의 불씨가 퍼지는 것을 두려워할 뿐이다. 시간은 중국의 편이다. 이미 현지에서 티베트계를 능가하는 한족 인구는 티베트의 중국화를 시간 문제로 만들었다.


중국에게 티베트의 독립은 중원 안보의 직접적 위협이다. 그 지정적 가치를 살펴보자.



1.남서쪽의 완충지대

중국은 부탄, 네팔, 인도와 히말라야 산맥을 경계로 접경한다. 히말라야산맥의 북쪽으로는 티베트고원이 완충지대로 자리잡고 있다. 히말라야가 있는 중국의 남서쪽 경계를 통과하는 것은 전문 산악대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이 접경지대는 중국에서 가장 심각한 영토분쟁 지역이다. 히말라야 산맥 동단의 아커싸이친과 서단의 아루나찰프라데시 등을 놓고 중국과 인도는 1962년 이래 수차례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인도는 미국의 중국 봉쇄의 한 축으로써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설정할 정도로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고 있다. 만약 외부세력이 티베트를 전략적으로 통제하게 되면, 이는 중원으로 밀고 올 수 있는 전초기지를 확보한다는 의미다. 티베트는 중원보다 높은 고원지대다. 중원 쪽에서 티베트를 공략하기는 힘들어도 티베트쪽에서 중원으로 나가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2. 중국의 모든 주요강들의 수원지.

경제지리적 면에서도 중국에게 사활이 걸린 곳이다. 티베트는 황하, 양쯔강 등 중국의 모든 주요 강의 수원지다. 더 나아가 인도차이나반도 쪽으로 나가는 메콩강의 수원이기도 하다. 중국은 2030년이 되면 필요한 수자원의 25%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베트의 상실은 극단적인 경우 중국에게 황하나 양쯔강의 물줄기가 마를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3. 풍부한 지하자원.

구리, 리튬 등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


발췌)

지정학의 포로들/정의길 지음/ 한겨레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