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크랩] 인플레? 디플레?

정암님 2014. 8. 31. 00:01

 인플레가 좋은지 디플레가 좋은지를 따지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기준이 무엇이냐는 겁니다.

기준을 알아야 그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이죠.


 서민과 노동자들에겐 그 기준이 임금이 됩니다. 

임금이 오르는데 물가가 같은 비율로 오른다면 숫자만 바뀐 것일뿐 좋지도 나쁘지도 않겠죠.

하지만 물가가 더 크게 오른다면 실질임금이 하락한 것이니까 나쁜 것이겠죠.


 반대로 임금은 오르는데 물가가 하락한다면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이 상승하는 것이니까 

노동자들에겐 좋은 것이죠.

물가가 하락하는데 임금이 조금 하락한다면 실질임금은 상승한 것이니까 

노동자들에겐 좋은 것이죠.

그러나 물가가 하락하는데 임금이 더 크게 하락한다면 이 경우엔 노동자들에겐 안좋겠죠.


 하지만 이러한 기준은 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될 뿐이지 자본가들에겐 다릅니다.

그들은 막대한 자산을 가지고 있죠. (주식. 채권. 부동산 등)

그래서 이들에겐 다른 상황이 적용됩니다.

(기준과 상황이 다릅니다.)


 물가가 오르면 통화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또한 물가가 오르면 금리가 오르게 됩니다.

금리가 오른다면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본가들에겐 대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사실 재앙입니다.

(노동자들처럼 상황에 따라서 달리질 순 있겠죠.)


  만일 미 월가의 금융 자본이라면 미국의 물가 상승은 재앙이란 것이죠.

미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금리가 오르니 

그들이 가진 막대한 미 달러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볼 것은 뻔합니다.

(그래서 채권시장의 격언 중에 물가가 오르면 채권시장은 까물어친다는 말도 있죠.)

하지만 미국의 서민. 노동자들의 입장은 다르겠죠.

임금의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냐,  낮냐가 중요할 뿐입니다.


 물론 서민이나 노동자들도 약간의 자산은 가지고 있기에 영향은 받겠지만 

임금 상승률이 더욱 높은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것은 노동자들에겐 천국을 만들어주죠.

반대로 일을 하지 않는 자본가들에겐 지옥을 만들어 줍니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자본가들이 지닌 막대한 자산들의 가치가 하락하기에 

 자본가들은(주로 금융 자본가) 본질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합니다.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그런데 왜 자본가들의(월가 등) 영향을 받는 언론에서 

디플레이션은 항상 나쁘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디플레이션 자체는 사실 중립적인 것이지 

그 자체가 나쁘다 좋다 평가될 수 없는 것인데도 말이죠.

그리고 대체적으로 막대한 자산을 지닌 자본가들에게 유리함에도 말이죠.


 최근에 나오는 물가 하락에 대한 경고들을 본다면 

예를 들자면 미국의 저물가 상황이나 (최근 물가가 상승하는 모습도 보이긴 하지만)

유로존의 저물가 상황에서 이들 언론들의(또는 월가) 주장을 보면 

이들이 그 자체가 무서워서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숨겨진 목적이 존재하기에 정반대로 말을 하는 것이죠.


 이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말하죠.

최근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침체에 빠져 있으니 디플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중앙은행이 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면서 

확장적인 통화 정책을 주문합니다.

그러면서 또한 조건을 달죠.

막대한 재정 부채를 명분으로 정부는 그러나 긴축 재정을 계속해야 한다고 합니다.

안그러면 막대한 국가 부채 때문에 경제가 영향을 받고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겁을 주죠.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겁니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선 사실 돈을 아무리 풀어도 경기는 부양되지 않습니다.

주류 경제학에선 이를 유동성 함정이라고도 하긴 하는데 

아는척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기초적인 상식만 있다면 

이것이 잘못된 주장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가 침체되서 수요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거나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선 

금리가 낮아져 또는 돈이 발길에 채이도록 널려도 

기업은 결코 새로운 설비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안그래도 수요가 없는데 설비에 투자해서 더 생산해봐야 팔리지도 않을 것이고 

과잉 생산으로 손해가 뻔하기에 금리가 문제가 아니라 

수요가 없기에 아예 투자할 생각을 안하게 됩니다.

그래서 케인즈는 수요 중심의 경제 이론을 내세웠었죠.


 통화 정책이 효과를 보는 상황은 수요가 증가하는데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수요는 충분한데 금리가 너무 높거나 신용경색으로 자금이 순환이 안돼서 

기업들이 설비에 투자하곤 싶지만 투자를 못하는 상황에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의 세계 경제의 상황은 그러한 상황이 전혀 아닙니다.

이런 것은 언론들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죠.

국내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그런데도 월가나 언론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서 금리를 내리라거나 

유동성을 더욱 공급해야한다고 하죠.

왜 그럴까요?


 정부가 강력한 긴축 재정을 통해서 

국민소득을 떨어트리고 수요를 감소시키면

본질적으로 물가는 하락하게 됩니다. 

소비의 근원인 노동자와 서민들의 소득이 하락하면서 

수요 자체가 줄기에 공급이 과잉이 되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죠.

또한 긴축 재정은 노동자의 임금 하락을 만들어서 생산 비용을 하락시킵니다.

그래서 물가 하락이 지속되게 만들죠.

 

 긴축 재정의 명분으로 추진되는 각종 복지 부분의 (의료나 연금 등의) 해체와 축소는 

노동자들이 저임금에도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노동력의 과잉을 만들고 이것이 임금 하락을 유도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이 물가를 지속적으로 하락시키게 되죠.

디플레이션의 상황을 만드는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또는 양적완화 등의 확장적 통화 정책)

풀려나온 돈은 실물 경제론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전혀 유입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누가 가장 큰 이득을 볼까요?


 물가가 하락하면 통화 가치는 상승하게 됩니다.

거기에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금리를 인하시키면 

자산 가치는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죠.


 금리를 내리면 채권 가격은 반사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채권금리가 하락할테고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니까 상승할 것이고)

주가도 상승하게 됩니다.


 주식의 본질적인 가치는 미래의 기업의 수익률과 이자율에 대한 전망입니다.

기업의 수익률이 제로의 상태라도 이자를 제로로 낮춰주고 

양적완화를 통해서 통화를 증발시켜주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의 상황이 되면서 

아무런 수익 조차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주식 조차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면서 

가격을 상승시키게 만들죠.


 한마디로 파산 상태에 처한 기업이라도 미 연준처럼 막장의 통화증발을 하게 된다면 

망할 회사의 주식의 가치 조차도 돈을 지니고 있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겁니다.

그래서 미 증시에 상상을 초월하는 거품이 생긴 것이죠.

채권도 마찬가집니다.

미 연준이 막장의 통화 증발을 해대면서 

마이너스 금리라는 황당한 국채 가격이 나온 것이죠.

부동산이야 말 안해도 알 수 있겠죠.

같은 논리가 적용되니까요.


 결국 이러한 정책은 바로 자본가를 위한 정책입니다.

본질적으로 지금의 디플레 상황은 긴축 재정과 확장적인 통화 정책으로 해결될 수 없음에도 

이를 정반대로 해석해서 대중선전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봤을때 지금의 디플레는 재앙입니다.

노동력의 가치 하락이 더욱 크기에 이들의 현재와 미래의 삶은 더욱 어두워지는 것이죠.

그래서 노동자들의 체감 물가는 통계와는 딴판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죠.


 디플레에 대한 경고는 이것이 무섭고 두려워서 또는 문제가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이죠.

인플레든지 디플레든지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는 누구를 기준으로 하는가에 따라서 다른 겁니다.

수출주도의 경제 성장이 한국의 재벌수출 기업들에겐 좋겠지만 

내수 중소기업이나 노동자들에겐 재앙인 것처럼 기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겁니다.

디플레에 대한 상황도 마찬가지죠.


 또한 어떠한 상황에서의 디플레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디플레가 자본가에게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것이죠.

디플레로 금리를 인하해서 자산 가치가 상승했지만 

반대로 노동력의 가치가 더욱 급등해서 막대한 자신의 자산의 가치가 

하루 아침에 일년치 노동자들의 봉급뿐 안된다면 

자본가들에게도 좋지 않은 것이죠.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나오지 않겠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가와 노동자로 나뉜 사회로 생산성 향상이 멈출때엔 

제로섬 게임과 같은 양상이 나오게 됩니다.


 아무튼 한마디로 말해서 지금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또는 월가나 금융 전문가라는 자들이 말하는 

디플레에 대한 우려의 진짜 목적은 위에 말한 바처럼 다른 곳에 있는 겁니다.

노동자들의 부를 자본가에게 이전시키는 정책을 지속하라고 압력을 주는 것이고 

그러한 정책이 노동자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대중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죠.


 경제를 배우더라도 동화같은 이솝우화 속에서나 나오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실제 적용되는 경제를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경제는 어렵진 않습니다.

수학도 필요없고 덧셈과 뺄셈만 할 줄 안다면 누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쉽죠.

하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러한 본질을 누구도 말해주지 않죠.

학교에서 가르치는 경제학은 도대체 이것이 이솝우화인지 어떤 세계의 경제 이야기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현실에선 전혀 쓸모없는 경제 이론들을 가르치죠.

그래서 도무지 현실에 적용이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는 사람 조차도 현실 경제엔 무지할 정도죠.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그렇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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