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크랩] (4/5) 정치인, 부동산 그리고 신용의 팽창

정암님 2015. 2. 15. 13:45

한국경제가 처해 있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가장 근본적인 문제부터 점검하는 글을 올리기 위해 시작된 시리즈중 오늘은 그 네번째입니다. 글을 올리는 순서는 1) 신용화폐 시스템에 대하여 2) 인플레이션 & 디플레이션 3) 신용팽창과 신용축소의 주기 4) 정치인, 부동산 그리고 신용의 팽창 5)우리가 대비해야 하는 것의 순서입니다. 혹시 지난 총 네번의 글을 읽지 못하신 분들은 처음부터 읽고 오셔야 합니다. 

첫번째 글 http://cafe.daum.net/riskmgt/JOwa/814

두번째 글 http://cafe.daum.net/riskmgt/JOwa/818

세번째 글 http://cafe.daum.net/riskmgt/JOwa/822

네번째 글 http://cafe.daum.net/riskmgt/JOwa/826

 

경제학의 원래 명칭은 정치경제학이었습니다. 조중동 찌라시나 일부 불리한 상황에 처한 정치인들이 경제와 관련해서 자주 하는 말중 한가지가 "정치논리를 뺀 경제로 이야기 하자"입니다. 원래 학문의 시작이 정치경제학이었다는 사실은 숨기고, 자기들의 잘못된 판단을 합리화 시키는 말이 경제논리라는 것이죠. 그러니 이명박이 같은 사기꾼을 대통령에 당선시킬 때 경제대통령이라는, 전세계 어느나라 사전에도 없는 단어를 생성시켜 주기도 했던 나라가 우리나라 대한민국이죠.

 

왜 경제학이 정치경제학일까요? 간단하게 대답해 드리면 경제의 시작은 무조건 정치적인 판단과 선택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가령 여러분이 자영업을 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자영업을 하려고 할 때 청소년에게 술을 팔면 안된다는 규정부터, 부가가치세 규정, 소득세 신고 규정, 파트타임을 구할 때의 최저임금 규정 등 다양한 규제를 인정하고 지켜야 합니다. 난 장사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경제행위를 하려고 하는데 여러분을 제약하는 다양한 규정은 정치인들이 만들어 둔 것입니다. 앞의 규정이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경제적 행위를 할 때도 이런 정치적인 것들을 피할 수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경제는 항상 돈입니다. 돈이 많아지면 경기가 좋다고 하고, 반대로 적어지면 어렵다고 합니다. 장사가 잘되고 돈을 벌기 쉬우면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고, 그 반대이면 어렵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돈은 신용(credit)입니다. 신용은 빚(debt)이고, 이 빚(debt)이 늘어나야 경제가 성장합니다. 반대로 말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돈의 총량이 늘어나야 하고, 돈의 총량의 대부분은 빚(debt)입니다. 빚이 생각만큼 늘어나지 않으니 경제가 어려워지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이자율을 낮추고 더 많이 빌리게 하는 것입니다. 이자율을 낮추어도 원하는 만큼 늘어나지 않을 때 양적완화를 통해 머니프린팅을 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제가 1편부터 올리는 글이 결국 돈=신용=빚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어느 산업에, 어느지역에 많이 보낼 지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요? 그것은 바로 정치인입니다.

 

정치라는 의미가 국가를 경영한다는 것 이전에 "갈등을 조정"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항상 "돈"입니다. 그런 돈을 제대로, 공정하게,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 정치인의 가장 큰 임무일 것입니다. 만약 이 돈의 흐름을 경제인에게 맡기면 당연히 자신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흐르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경제논리라는 말은 원래 말이 되지 않습니다. 조중동 찌라시들이 만들어 낸 관심을 희석시키기 위한 말의 성찬일 뿐입니다. 이렇게 정치인이 제대로 관리하게 되면 경제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문제는 그 정치인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공정하게 하려고 해도 자신의 이익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사람이니까요.

 

정치인의 가장 큰 이익은 당연히 "재선"입니다. 정치인은 임기가 있고, 그 임기가 끝이 나면 다시 선거를 통해 복귀해야 합니다. 정치인의 재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항상 "잘 먹고 잘사는 것"입니다. 경제가 좋아져야 그 들이 정치를 계속 할 수가 있는 것이죠. 이런 잘먹고 잘사는 것을 측정하는 것이 성장율(GDP) 입니다. 막연하게 잘살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치하고 있는 기간에 숫자로 증명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신용팽창에 목을 멥니다. 신용팽창을 통한 점진적인 인플레이션이면 그래도 좋지만 사람은 조금 더 갖기를, 더 많이 갖기를 원하다 보니 더 많은 팽창을 원합니다. 이런 정치인을 부추키는 곳이 언론입니다. 경기가 좋아져야 언론은 광고 수입이 늘어나고, 광고 수입이 늘어나야 기자들의 많은 연봉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기자와 정치인은 이점에서 한배를 타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인들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것은 바로 부동산입니다. 강력한 신용팽창이란 강력한 부채 증가가 수반되어야 하고, 가장 강력한 부채는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대출이 아니라 아파트 담보 대출입니다. 주식시장에 아무리 돈이 많이 돈다고 한 들 서울시내에 있는 아파트 가격을 다 더하는 것에 비하면 세발의 피입니다. 그만큼 빚이 늘어나는데 가장 좋은 것이 부동산입니다. 원래 경제가 잘 나갈 때는 빚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위기가 올 때는 과도한 빚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런 위기는 다시 한번 다른 사람의 빚으로 해결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97년 IMF 외환위기라고 불리우는 국가 경제 파산상태는 재벌 및 대기업의 감당불가능하게 높아진 부채때문이었고, 이런 부채로 인한 위기는 결국 개인으로 전이된 부채로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고 가장 먼저 취했던 것이 아파트 분양권 전매 등을 통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었다는 점이 우연이 아니라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잡아내기 위해 다양한 세금 정책을 취했던 것은 아무도 신용팽창의 비밀을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이자율을 올리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놔두고 자꾸 세금만 늘리는 방식이었으니 아마도 재정경제부 소속 공무원들이나 한국은행 통화량 관리 부서에서 그런 비밀을 감추어 버렸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심리적인, 감성적인 충동에 대부분 의사 결정을 합니다. 인간이 생각하는 갈대고 어쩌고 해도 우리가 경제적인 선택을 할 때는 항상 감정이 우선입니다. 백화점에 가서 상품을 구입할 때, 여러분이 명품 가방을 선택할 때도 가죽의 질이나, 가성비를 따지기 보다는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 부러움이 먼저입니다. 이처럼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 더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 들기에 많은 사람들이 겁없이 빚을 내는데 동참합니다. 그렇게 동참해서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니 물가가 올라 실질소득이 감소되어도 회사 사장님에게 불만을 표시하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아파트가격이 올랐으니 대출을 받아 자동차도 사고, 명품백을 사도 괜찮다 생각하고 소비를 늘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소비를 늘리면 생산이 늘어나고, 생산이 늘어나니 고용도 늘어나고 모든게 다 잘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치인은 그것을 원합니다.

 

문제는 국제 경쟁력입니다. 아파트 가격이 무한정 올라갈 수 없는 한계와 함께 아파트 가격에 취하게 되면 국제 경쟁력이 사라지는 것을 잊게 됩니다. 아파트를 아무리 잘 만들어 낸 들 그 기술이 국제 경쟁력을 갖게 되어 일자리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제경쟁력이 중요한 이유는 외환보유고를 위한 경상수지도 있지만, 문제는 일자리가 지속될 수 있느냐를 판가름 합니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정치인의 당선도 물건너 갑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기도 합니다. 오로지 새누리! 하면서 천년만년 해먹을 동네도 있으니까요.) 비록 성장율이 천천히 올라가더라도 돈을 국제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 곳에 투자해야 장기적인 일자리가 생기고, 그 일자리 덕에 임금도 올라가고 빚도 더 낼 수 있게 되는 것이 올바른 경제 운용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이명박정부 5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 봐야 합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붕괴로 인한 돈의 공백을 위해 정부는 일단 신용팽창을 통한 내수확장에 정책의 최우선을 두었습니다. 어쩌면 순간적인 붕괴로 인한 것이니 당연한 정책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계속된 성장율 숫자놀음이었습니다. 무려 30조원이 넘는 돈을 강바닥에 퍼 부어서 성장율 숫자를 높여두었습니다. 당장의 성장율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돈만큼 다른 곳에 돈이 가지 않았으니 경쟁력을 갖춰어 일자리를 생겨날 산업이나 기업은 힘을 잃었습니다. 강바닥을 아무리 잘 파낸들, 아무리 좋은 모래를 퍼내서 콘크리트 구조물을 잘 만들들 그것이 국제 경쟁력과 관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정치인은 이렇습니다. 빨리,쉬운 곳이 있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잘 표나지 않는 일을 피하려 합니다. 그들도 사람이니까 그렇습니다. 안타깝지만 우리가 그런 인간을 뽑아 뒀으니 인과응보일 뿐이니 더 안타깝습니다.

 

이제 바통을 집어든 박근혜정부는 더욱 시간이 없습니다. 앞선 정부가 5년을 낭비하고, 돈을 몽땅 낭비했으니 더욱 마음은 급해집니다. 글로벌 경제가 살아날 기미가 없고, 엔화약세로 인해 일본 기업의 경쟁력은 올라가고 인건비로만 경쟁했던 중국의 기술력이 올라가고 있으니 무역에만 의존하는 경제는 한계에 봉착해 있습니다. 30조원을 가지고 모래만 만지고 강바닥을 썩어가게 만들었으니 새로운 일자리를, 새로운 산업을 준비할 시간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역시 사람인 박근혜정부도 결국은 빠르고 쉬운 부동산 부양을 택하게 됩니다. 부동산 가격만 올리게 되면 다시 빚을 늘어날 수 있습니다. 빚이 늘어나면 경제 성장율의 숫자는 좋아집니다. 그래서 금리를 낮추게 됩니다. 이미 빚을 낼 여력이 없으니 금리라도 낮추어서 빌릴 수 있는 한계계층을 넓혀 갑니다. 그리고 그 건설업의 일자리를 유지시키려 합니다. 그 일자리라도 사라지면 국가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니 외면할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이자율을 낮추게 되면 경쟁력이 사라져 가는 한계기업들, 장치산업 등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는 기업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돈을 빌리기는 쉽고, 빌려주는 은행도 빌려줄 기업이 없기에 그냥 현상 유지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구조조정을 더 지연시키고, 경쟁력을 일으킬 모티베이션도 사라지게 만들게 됩니다. 정부를 믿고 잘못 판단하는 실책도 저지를 수 있게 되니까요.

 

아무튼 정치인은 항상 신용팽창에 민감합니다. 그러니 부동산에 목숨을 걸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부동산은 한없이 올라갈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누군가가 빚을 더 많이 내서 더 오른 아파트를 받아줘야 하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금 경제적인 부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계층은 40대입니다. 40대는 2차 베이비 부머 세대입니다. 이것을 30대와 20대가 받아줘야 하지만 우리2030은 숫자로도 40대에 미치지 못하고 직업이나 소득으로도 따라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숫자가 안되면 소득이나 고용이 안정되어 더 많은 빚을 내서 아파트를 고가에 사주어야 하지만 이것은 NO WAY입니다. 여러분의 동생을, 친구를 돌아보세요. 물이 정화되기 위해서는 더 깨끗한 물이 많이 흘러와야 하는 것처럼 경제의 젊은 피는 2030입니다. 이들의 숫자가 적으면 고용이나 소득이라도 높아서 한 사람이 더 많은 빚을 내줘야 하지만 현재 상황은 오히려 40대가 더 많이 낼 수 있습니다.

 

인구 통계학이 그렇고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최대 순이익을 원하기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이미 20대의 반은 실업상태이고, 취업자의 반이 비정규직인데 그들은 40대가 올려둔 아파트를 받아갈 수가 없는 현실입니다. 정치인이 신용팽창을 원하지만 돈을 빌릴 여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이제 한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지방아파트 가격이 올라간다고 좋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방의 인구가 늘어나서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면 그렇다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부채를 내주지 않았던 한계계층이 새마을금고나 상호저축은행 등의 부추킴으로 아파트를 샀다고 한들 그 아파트를 받아줄 다음 계층이 어디에 있을까요? 당장에는 분양권 전매를 통해 벌 수 있다는 환상이 있으니 너도 나도 달려들었지만 막상 입주할 때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와르르입니다. 기회는 천천히, 위기는 일순간이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경제 법칙입니다.

 

통화량 증가율이 9%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통화증가율이 올랐지만 대부분의 아파트가 몰려있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변동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현명한 정치인은 이것을 연착륙시켜 새로운 경쟁력을 고민하지만, 과거와 같은 고집과 생각을 갖고 있는 정치인은 오히려 신용을 더 팽창 시키려 합니다. 문제는 그럴 만한 여력이 있느냐 입니다. 이제 이런 팽창은 한계에 봉착되어 있습니다. 저성장과 저금리가 고착화될 태세이고, 이것이 고착화되면 돈을 구하지 못해 반대의 상황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우리민족이 바보라서 그런 것이 아니랍니다. 신용팽창이 먼저 시작된 나라는 먼저 이 과정을 겪는 것이고, 늦게 시작한 나라는 늦게 겪고 있을 뿐입니다. 빚이라는 것은 결국 폰지사기와 같기에 인구가 더이상 늘어나지 않게 되는 순간에 시작되는 것입니다. 80년대 이후 이런 위기가 반복되는 것은 어쩌면 인구 증가가 아니라 감소로 돌아섰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피할 수 없는 신용의 한계 시점에 우리가 해야할 대비에 대해서 고민해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출처 : 상승미소의 똑똑한 재테크
글쓴이 : 상승미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