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 포격사건 종합상황보고_1.연평도의 군사적 가치:해병대를 위한 변명
연평 포격사건 종합상황보고_2.한국군의 한계
연평 포격사건 종합상황보고_3.서해 5도의 미래
연평 포격사건 종합상황보고_부록.민간작계5029 ver.1.0
연평 포격사건 종합상황보고_1.연평도의 군사적 가치:해병대를 위한 변명
전시 연평도 주둔 해병연대급(알고 보면 육군 대대급 규모에 약간 알파된 규모) 부대의 작전계획을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면 믿겠는가?
그렇다. 한 단어로 말할 수 있다. 바로 옥쇄(玉碎)다.
평시 연평도의 군사적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우리로 치면 인천항에 맞먹는 의미를 가진 해주항의
출입항 선박을 손바닥 들여보듯 감시할 수 있는 최고의 전진기지이며, 연평도로 인해 서해 NLL은
북의 배꼽에 대검을 들이밀 듯 그려져 있는 것이다.
한편 백령도는 이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다. 연평이 배꼽을 겨눈다면, 백령은 장산곶 넘어 남포항과
평양을 노릴 수 있는, 북의 목에 겨눠진 창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서해 5도로 인한 북은 장산곶에서 강령반도까지의 긴 해안선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위축된
형태의 해상 군사활동을 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서해중부해역에서 남한보다 더 긴 해안선을
차지하고서도 해상 전체를 남한에 내어줄 수밖에 없는 형태를 취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중요한 섬이 전시가 되면 옥쇄라는 가치 밖에 갖지 못할까?
간단하다. 점은 선과 면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연평과 백령에 세계 최고의 무기와
김포/포항에 있는 해병대 2개 사단 병력을 모두 심어 놓아 봤자, 전시가 되면 그 병력과 장비는
그냥 사석(死石)이다.
숨을 곳 없는 그 코딱지 만한 섬(군사적으로 보면 고립된 점이다)을 아무리 철갑과 그분이
좋아하시는 공구리로 두르고 각종 유도무기를 쳐 발라봐야 북 해안(선과 면)으로부터 공격을
당해낼 수 없다는 말이다.
고립된 점은 전투가 지속될수록 보유한 전투능력을 소진해가지만,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북한 서해안에서의 공격은 지속적인 병력/장비의 충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작 15km 내외의
거리라는 점을 잊지말자.
무슨 소린고 하니 전시에 인천항에서 100km, 200km 이상 떨어진 연평과 백령에서 전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물자/장비와 병력을 수송할 능력도 의지도, 아니 의미도 없다는 말이다.
전시에 북의 각종 해안포와 지대함 미사일 공격을 뚫고 연평/백령을 지원하는 게 전체 전황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상군은 수도서울 사수를 위해 휴전선에서 전력을 다할테고, 공군은 북의 공군 전투시설 및
각군의 지휘소 파괴와 전쟁지속 능력 축소를 위해 전투기를 띄운다. 일부는 육군과 해군을
지원하겠지만. 한편 해군은 일단 북한군 특작부대의 남한 상륙을 거부하고, 북 후방에 제2전선
구축을 위해 포항에서 해병대 병력을 탑재하여 상륙작전을 감행한다.
연평? 백령? 전면전의 시각에서 본다면, 북 4군단을 서해에 붙잡아 두는 것만으로 존재가치
150% 달성이다.
김포와 강화에 있는 해병사단까지 포함한 그 병력만으로 북의 군단급 규모를 서울 침공에
투입하지 못하도록 그 자리에 붙잡아 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역할인가?
이쯤되면 머리가 돌아가는, 아니 짬밥을 좀 먹어본 사람이라면 왜 서해 5도에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는 지 답이 나올 것이다.
연평/백령을 내버려두고 북 4군단이 서울로 진격한다면, 해주와 장산곶에 상륙작전을 펼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해병대가 특별히 육군보다 전투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물론 개인병사의 전투능력과 정신력은
해병대가 월등하지만 장비나 기타 능력을 두고 하는 얘기이다. 사실 육군, 그것도 전방의
잘나가는(?) 사단 출신이 서해 5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 장비나 시설을 보면 까무라 칠 거다.
1970년대 수준의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우리 해병대는 빨간명찰과 팔각모 자존심으로 버티고
있단다-해병대 최고의 자산인 국가기동전략군으로 상륙작전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적과의 교전 가능성이 상존하는 위험지역이기 때문에 해병대가 주둔한다는 논리라면, 왜 해병
10개 사단을 창설해서 155마일 휴전선 전체 방어를 해병대 임무로 돌리지 않겠나?
사실 해군 상륙함정의 지원 없이 해병 2사단이 자체 보유한 고무보트로 돌격상륙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 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호되게 당한
인민군으로서는 상륙작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킨다 하니 이만 하고 넘어간다.
이제 연평도의 전평시 군사적 가치에 대해 개략적으로 훑었으니, 이번 포격 사건 상황을
조금 깊숙히 들여다 보자.
K-9… 언론과 국회에서는 왜 K-9으로 북 해안포 기지를 파괴하지 못했냐고 비난 한다.
곡사화기인 자주포로 절벽 동굴에 숨어 있는 북의 포대에 궤멸적 타격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이들은 바보거나 해병대와 군을 욕보이는 것에만 목적을 둔 인간들이다.
연평/백령에 K-9을 배치한 건 1/2차 연평해전 같은 해상교전 시 적의 지대함유도탄 발사나
해안포 사격을 그야말로 견제하기 위함이고 전시에 적의 상륙을 거부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
절벽마다 촘촘히 박혀있는 적의 해안포대를 격멸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고작 6문으로 무슨 격멸이며, 곡사포로 절벽동굴 내부를 때리라는 건 K-2소총으로 산 뒤에
숨은 적을 사격해서 적중시키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연평도에 2차대전때 쓰던 사거리 짧은 똥포와 구형 미제전차를 그냥 놔두는 이유도 이와 같다.
연평도는 평시에는 적을 감시하거나 해상 교전을 지원하고, 전시에 적의 상륙을 막기 위한 장비만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 좁은 섬에 K1계열 신형전차 1개 대대를 가져다 놔 봐야 적 포격 시
숨을 곳도 없고, 기동로가 좁아서 전차들 간에 트래픽 쨈만 걸린다.
연평도의 구형 미제전차는 인민군 육전대 같은 상륙세력이 침투했을 때 해병대 보병을 지원하기
위한 장비라는 거다. 그러니 낡고 방어력 취약해도 그저 기동 가능하고 관통력 약한 포지만 쏠 수만
있으면, 고작 경기관총이나 들고 상륙한 적을 격멸하기 위해 움직이는 벙커 역할은 충분히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왜 K-9 말고는 사거리 짧은 똥포만 보유하고 있냐고? 상륙해 오는 적 함정 혹은 고무보트를
벙커에서 쏘는 데, 더 화력 좋고 신형무기를 쓰자면, 병력 추가에 벙커 새로 짓고 기타 등등 해야
하는데, 연평도가 전시에 그런 가치를 가진 지역이 아니라고 누차 얘기하지 않았나?
한편 정확하게 분석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이번 연평도 포격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은 해안포대
뒤에 숨어서 쏜 방사포 공격이 아니던가? 섬에서 육지의 해안포대와 방사포대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 뭔가?
그렇다면 우리도 비례성 원칙에 따라 MLRS(북 방사포와 비슷한 다연장로켓)를 연평도에
배치해야 겠네?
그 좁은 섬에 MLRS 배치해 봐야, 우리가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한 MLRS는 단 한 발도 쏴보지
못하고 고철덩어리로 전락할 게다.
MLRS를 사격 가능한 위치로 빼내는 순간 적의 최고 공격목표가 될 테니 말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연평도는 숨을 곳이 없는 코딱지만한 섬(점)이고, 북의 해안은 선으로 이어진
해안포와 산 뒤편은 방사포가 배치된 면이라는 얘기다. 즉 어떤 무기를 배치하고 병력을
증강하더라도 연평도에서의 공격은
북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확실히 감이 잡히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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