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크랩] (2-2/5) 디플레이션의 진짜 의미

정암님 2015. 1. 22. 12:25

오늘이 이 시리즈 세번째 입니다. 지난 두 번의 글을 읽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먼저 두개의 글을 링크합니다. 첫번째 글   신용화폐 시스템에 대하여 http://cafe.daum.net/riskmgt/JOwa/814, 두번째 글   인플레이션 & 디플레이션  http://cafe.daum.net/riskmgt/JOwa/818

 

제가 시리즈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가 겪고 있는, 앞으로 시간의 관계없이 우리가 겪어야 할 경제적 사건들은 신용화폐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제이므로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미국, 일본, 유로존 등의 국가들이 피할 수 없었던 신용수축으로 인한 버블경제의 붕괴는 그들이 똑똑하지 못하거나, 경제를 잘못 운용한 정치인들이 바보같았다거나, 재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먼저 신용화폐 시스템을 도입했고, 먼저 신용이 더이상 늘릴 수 없을 정도로 팽창의 한계에 도달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한국경제도 신용화폐 시스템의 모순점인 신용팽창의 한계에 직면해 와있기 때문에 다가오는 디플레이션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어떤 정책과 어떤 대비로 이를 극복하며, 다가올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낼 것인가만 있을 뿐입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디플레이션이 온다고 지구가 망하거나 다 굶어죽는 일은 없습니다. 대담한 미래 최윤식 박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류역사에서 기회나 부가 축소되거나 사라진 일은 없었습니다. 언제나 기회는 더 커졌으며 단지 이용할 뿐이고 준비하는 사람만이 기회의 물결에 올라탈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시리즈의 글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번 글에서 언급하지 못했던 디플레이션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은행, 그리고 은행과 독점 대기업이 원하는 대로 매년 통화량은 늘어나고 그런 늘어나는 통화량은 자산의 가격을 올리게 됩니다. 먼저 돈을 빌린 사람들은 나중에 돈을 빌려 자산시장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자산을 넘기며 돈을 벌게 되고, 이렇게 부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본 우리들도 이제 부자가 되려고 인플레이션 놀이에 참여합니다. 안타깝게도 신용팽창의 한계는 매 시기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부채를 떠안아야 하는데 이제 그 한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디플레이션이라 하면 자산가치 하락을 생각합니다. 뉴스에서 전문가들이 주식이 더이상 올라가지 않고 부동산 가격이 어느정도 하락할 것이라 예상되면서 부터 디플레이션을 나쁘다고 말합니다. 디플레이션을 자산가치 하락으로만 생각하면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혼돈만을 줍니다.

 

디플레이션의 참의미는 신용수축입니다. 신용수축으로 시중 통화량이 줄고 이에 따라 이차적으로 부동산, 주식 등 모든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통화량이 끝까지 올라가다가 곧바로 줄어드는 폭포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순차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곤 합니다. 민스키가 말했듯 신용팽창을 통한 경제성장을 하는 시스템은 신용팽창의 증가율의 하락만으로도 금융시장은 불안해 한다는 것입니다. 매월 매년 전월 전년도보다 더 많이 성장해야 자산의 가격이 올라가고 그렇게 올라갈 때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리려 나서기 때문입니다.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이제 중앙은행은 이자율을 낮춰서 더 많이 빌리게 합니다.

 

이자율을 낮추면 대출자격 심사 기준도 완화되어 그동안 대출이 불가능했던 사람들까지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그 한계는 점점 가까워 집니다. 돈을 진짜 많이 빌릴 수 있는 사람은 소득이 높은, 자산이 많은 부자들입니다. 이들은 이미 신용팽창의 한계에 온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더이상 빌리려 하지 않을 뿐더라 그나마 있는 자산도 처분하려 합니다. 당연히 거래량은 줄어들게 되고, 통화유통속도는 감소하게 되자 아파트 가격이 정체되기 시작합니다. 거래량이 늘어나고 아주 적은 비율로라도 가격이 올라갈 수 있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리려 나오고 그러면서 속도가 늘어납니다. 그러나 반대가 될 때 이제 기다리다 지쳐가는 사람들은 하나 둘씩 돈을 갚으려 움직입니다. 신용화폐시스템에서 부채를 갚게 되면 돈이 사라지면서 돈을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이것이 부채디플레이션입니다.

 

이 놀라운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사람은 대공황을 부채 디플레이션으로 본 어빙피셔입니다. 피셔는 예일 대학의 교수였으며, 1929년 주식시장의 고점을 정확히 예견한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후의 계속되는 불황과 투자 실패로 엄청난 손해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사회의 모순, 즉 빚의 일부를 갚고 나면 오히려 나머지 빚이 더 큰 부담이 되는, 그래서 결국은 모든 사람들이 파산하고 나서야 회복이 가능한 이런 놀라운 모순을 발견한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이제 이런 부채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은 리플레이션이란 부적절한 방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금리를 낮추고, 모든 규제를 없에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권합니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자원을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려 나서게 하려고 아파트가격을 유지시키려 쏟아 붓게 됩니다.

 

이렇게 과다한 신용팽창으로 일어난 문제를 정부와 중앙은행은 다시 신용증대로 풀려고 합니다. 저금리, 규제완화, 담보규제 완화 등 어떻게든 신용팽창이 계속 이루어지게 하려고 억지 정책을 씁니다. 이렇게 많은 돈을 푸는데 시장에 돈을 구하기 힘들어 집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풀려고 해도 진짜 부채여력이 높은 재벌과 부자들은 돈을 빌리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빚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적어지고, 그들의 여력은 한계에 도달하게 되니 이제 슬슬 하락의 여파가 시작되려 합니다. 통화량을 늘려도 너도 나도 나서서 사고 팔고 하는 아파트 거래량이 늘지 않으니 정부와 중앙은행은 점점 겁을 먹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자원을 그곳으로 투입하려 합니다.

 

 이번에는 투자의 관점에 살펴보겠습니다. 돈을 아무리 풀어도 돈이 돌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갈 곳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돈이 투자되어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활성화를 통해 수익이 날 만한 곳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느 곳이 부실하고 어느곳이 건실한 사업장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기대와는 달리 돈은 스스로 갈 길을 가고 있습니다. 돈이 원하는 것은 제자리를 찾은 가격입니다. 제자리를 찾으면 돈은 다시 투자에 나서게 되는 것입니다.요즘 증권시장에서 건설회사 주식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습니다. 어떤 회사가 망하게 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된 것은 금리를 낮추고 그들이 좀비처럼 살아가게 한 정부의 책임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쟁력이 없는 곳은 도태되고 살 수 있는 곳은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정보를 알려줘야 합니다.

 

시장은 정보처리 과정이라고 합니다. 가격의 결정과 자원의 분배가 이루어지는 시장은 바로 어느곳에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고, 얼마만큼 자원을 분배해야 경제가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지 결정되는 곳입니다. 이런 정보처리 과정이 바로 돈의 흐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의 투명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정직한 정보를 얻는 과정이 경제발전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신용의 재팽창을 위해 펼치는 낮은 이자율로 인해 이전에 수익을 별로 내지 못했던 사업들에서 부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수익이 생길 수 있게 되기도 하고 구조조정이나 경쟁력을 갖추지 않아도 버틸 시간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별로 수익성이 없는 분야에도 이들 자원이 사용됩니다. 게다가 많은 돈과 시간을 요하는 대형프로젝트(부동산, 건설, 조선산업 등)들이 낮은 이율로 인해 추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자원이 들어갑니다. 이들 프로젝트가 꼭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벌여서는 안되거나 국제 경쟁력에 아무 상관도 없는 일들이 저금리라는 환경으로 다시금 잘못 투자되어 자원을 낭비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디플레이션 대한 공포는 정부와 전문가, 그리고 찌라시 언론들이 앞장서서 행하는 그릇된 선전 때문에 생깁니다. 모든 것을 가격에 관심을 두고 가격을 조정함으로써 해결하려는 억지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미 잘못된 곳에 투자가 이루어졌고, 그 투자는 이미 실패한 것입니다. 가격은 이미 하락했다고 간주해야 합니다. 단지 몇 남지 않은 바보들이 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구입하고 있는 것이지 실제 가격은 이미 시장에서 한참 낮게 책정된 상태입니다. 정부와 뉴스를 비롯한 매체들은 디플레이션을 중병으로 취급합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잘못으로 디플레이션이 일어났다며, 시장의 규율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애국심까지 요구하면서 저축하고 외환을 구입하고 아파트를 팔아서 디플레이션에 대비하는 사람들을 비난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런 비난이나 유혹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갈 길은 디플레이션으로 갑니다. 왜냐구요? GDP 대비 100%을 넘어선 부채비율이 그 사실을 등대처럼 말해주고 있습니다. 더이상 빌릴 사람이 없고, 더 많이 빌릴 수 있는 사람은 더싸게 살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공포는 언제나 그렇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생깁니다. 우리가 멀리 보고 앞날에 대비한다면 그리 두려운 이야기가 아니듯, 디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듯 디플레이션은 그저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수익이 날 수 있는 경제구조로 탈바꿈 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여기서 최선의 방법은 남은 자본과 자원을 수익이 날 수 잇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이미 실패한 곳에 가격 하락을 막으려 재투자하는 것은 낭비일 뿐이고, 경제회복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뿐입니다.

 

 우리 경제는 지난 MB정부 5년 때문에 더욱 빠른 속도로 디플레이션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지속된 신용팽창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 그 한계를 국민의 소득의 증가에서 찾으려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수익을 만들기 위해 국가가 자원을 합리적으로 분배했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이명박정부 5년은 그런 국제경쟁력이나 새로운 일자리와는 상관없는 강바닥 삽질에 수십조원을 퍼부었습니다. 퍼붓는 기간에는 숫자적으로 경제가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연속성이 없었고, 국제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앞에서 낭비한 지난 5년을 이어받은 박근혜정부에게는 시간이 없습니다. 더이상 끌어다 쓸 빚도 없고, 빚을 일으켜줄 사람은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욕먹을 각오로 이런 비정상을 정상으로, 새로운 수익과 일자리를 위한 장기적 비젼을 위한 투자로 할 수 있는 용기가 없습니다. 그들도 사람이고 표를 필요로 하는 정치인들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찌라시 언론이 가만히 기다리질 못할 것입니다. 언론은 기사가 아니라 광고를 통해 먹고 삽니다. 기자들이 글을 베스트셀러처럼 잘 써서 평균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이 아니랍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계속 되는 가격 상승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려고 이용하는 광고때문에 그런 것이었습니다. 이들 신문은 하이에나입니다. 만약 시간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비젼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들어갈 경우 광고가 줄어들며 그들의 임금마저 줄여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기에 성장 또 성장을 원하게 됩니다. 그들이 원하는 성장은 양적인 성장일 뿐 미래의 비젼을 위한 질적인 면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입니다. 정치인도 사람입니다. 사람은 문제가 발생한 후에야 그것이 문제였음을 인정합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절대 문제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담배를 피우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후회는 항상 병원에 실려간 이후에야 후회를 하는 것처럼 정치인도 사람이기에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통화량이 작년 11월에 8% 넘어섰다고 합니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통화량이 늘었음에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불변하거나 올라가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진짜 큰 돈들이 진짜 가격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보들만이 기다리지 못하고 덥썩 덥썩 아파트를 받아주지만 앞으로 기다릴 현실은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기준 금리를 인하하는 이유가 여러분을 도와주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경기가 어려우니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는 것이고, 돈이 많고 소득이 많은 사람이 더이상 돈을 빌리려 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는 것입니다. 그런 것만 알아도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의 규제완화나 부동산에 대한 제세금 폐지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부양될 것이라 믿는 분이 계신다면 미국, 일본, 유로존 국가들의 공무원은 이런 단순한 사실도 몰랐던 바보라 생각하는 분들이라 믿어봅니다.

 

글이 너무나 길어졌네요. 다음 번에 뵙겠습니다.

 

상승미소드림

출처 : 상승미소의 똑똑한 재테크
글쓴이 : 상승미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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