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암동 답사기 1편)별서문화의 흔적을 찾아서..

조선조시기, 도성과 가까운 경치좋은곳에는 어김없이 세도가들의 별서가 들어섰다.부암동이 그곳

이다. 북악산과 북한산,인왕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였던 이곳은 지금은 서울 중심부가 되었지만 

한때 수려했던 과거의 모습을 여지껏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도심속 시골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많

다. 아담하고 이쁜 카페들과 미술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던 이곳을 나는 종종 찾았다. 어느해인가 

이곳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 히트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사람들이

몰려드니 개발열풍이 일어나고 가게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부암동은 날마다 변하고 있었다. 내일은 또 얼마나 변해있을지...

                          나무에 둘러싸인 한옥자리가 안평대군의 무계정사가 있던 곳이다 한옥은 후대의 건축물이다

세종29년(1447)  안평대군은 꿈속에서 무릉도원을 보고 당대 최고 화가인 안견에게 그리게 하였다.

이 그림이 그 유명한 몽유도원도다. 그리고 그림처럼 생긴 곳을 찾아냈는데, 그곳이 부암동 무계정

사터이다.  안평대군은 그곳에 정사를 짓고 문무에 뛰어난자들과 교류를 하였다.

단종이 왕위에 오르자, 피바람이 불었다.그 칼날에 안평대군도 쓰러졌다. 무계정사지는 흥룡지지라

는 소문이 자자했었다. 반역의 기운이 서린 땅을 권력은 가만 두지 않았다. 역적의 집터는 땅을 인두

로 지지고 소금을 뿌리며 심지어는 아예 파서 연못을 만들었다. 이 땅도 예외는 아니었을리라..

                                       무계정사터에 후대에 지어진 한옥,  개인소유로 출입할수 없다.

무계정사터 주변을 거닐다 보면 바위에 새겨진  청계동천이라는 각자를 볼수 있다. 동천이란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란 의미인데, 불과 500년전만 해도 이곳은 신선이 거닐던 비경이었다.

지금 모습은? 좁은 시멘트도로에 자동차들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다. 무계정사지 앞의 공터는 일제강

점기 소설가였던 현진건의 집터다. 집은 사라지고 표지석만 조용히 서 있다.

석파정은 흥선대원군의 별장인데  사랑채와 안채,별당과 정자로 구성되어 있다하나 현재 개인

소유로 들어갈수 없다. 조선최고의 별서로 손꼽혔고 그중 별당1동은 서예가인 손재형이 사들

였으나 지금은 전통한식점인 석파랑의 부속건물로 있다. 

                                         전통한식점 석파랑 안에 있는 석파정별채

별당은 벽돌외벽에 원형,반원형의 창을 내는등 근대건축이나 중국건축의 영향이 뚜렷하다.

한민족은 예로부터 청야입보전략을 채택했다.적이 쳐들어 왔을때 모든 물자를 소각하고 근처

산성으로 대피해서 장기 농성전을 편다는 것이다.그러면 식량이 떨어진 적은 물러나고 그 뒤를

추격하여  섬멸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이 작전은 통하지 않았다.

결국 인조는 성문을 열고나와 적에게 항복했다.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청에서 삼번의 난이 일어나 북방이 소란스러웠다.도성에서는 유이민이 늘어나고 인구가 급증

하고 있었다.내외가 불안하자 숙종은 도성사수론을 들고나왔다.인구와 물자가 고대에 비해 크

게 늘었는데 초토화작전은 무리였고, 왕이 도성을 버리고 도주하는 일이 계속되자,백성은 분노

하고 왕의 권위는 실추되었다.더불어 성곽축조와 군개편을 주도하면서 왕권을 강화할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숙종은 도성을 수축하고 북한산성을 축성하였다. 또 유사시 도성과 북한산성의 상호

협력을 위해 두성을 연결하는 성을 세웠는데 이것이 탕춘대성이다. 탕춘대성은 완성이 안됐지만

인왕산 도성부터 북한산 비봉아래까지 성벽을 연결하였다. 홍지문은 탕춘대성의 정문인데 1921년

홍수때 무너졌다가 1977년 탕춘대성복구때 다시 지어졌다.

                                                                 홍지문

                                                         옥천암 마애좌상(보도각 백불)

홍지문에서 홍은동쪽으로 내려가면, 바위에 새겨진 5미터정도의 하얀 관음보살좌상을 볼수 있다.

마애불은 원래 깊은산속이나 계곡에 있어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와 동떨어져 있기 마련이다.도시가

확장되면서 오솔길이 신작로가 되고 계곡이 평지가 되어 집들이 들어서면서 마애불도 졸지에

도심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 마애불은 영험이 있기로 유명해서 왕실부녀자들도 자주 찾았다고 한다.

동해 낙산 홍련암,서해 강화도 보문사,남해 보리암과 같이 4대 관음기도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조각기법이 정교하지 못하고 투박하지만,고려말기 마애불상 양식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