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자들은 놀란다. 우리의 친척인 유인원과 비교해 볼 때, 인간남성의 음경은 필요한 기능을 수행
하는 것 이상으로 크기 때문이다. 발기한 음경의 길이가 고릴라의 경우 고작 3센치미터, 오랑우탄의
경우 4센티미터인데 비해 인간남성의 경우 무려 13센치미터나 된다. 고릴라나 오랑우탄 수컷이 인간
남성보다 훨씬 큰 체격을 지니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그 과도한 몇 센치미터는 과연 기능적으로 불필요한 잉여에 지나지 않는것일까?
어떤 이들은 거대한 음경이 다른 유인원에 비해, 인간이 훨씬 다양한 성교체위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고작 4센치미터의 음경을 가진 오랑우탄은 인간 못지않은 다양한 체위를 구사
한다. 그것도 나무에 매달려서 말이다.
누군가는 커다란 음경이 교접시간을 길게 유지해 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웃기는 소리다. 미국남성
평균이 4분인데 비해 오랑우탄은 장장 15분이다.
음경의 기능은 소변과 정액을 방출하고, 성교시 물리적으로 여성에게 자극을 가하는 것이다.
다른 종의 동물들과 비교시, 그들은 인간보다 훨씬 작은 음경으로도 그와 같은 기능을 충분히 수행
한다.
지난 700만- 900만년 전에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추정된 음경크기보다 현대남성은 4배나 더 커진
음경을 지니고 있다. 왜 그렇게 진화되었을까? 그같은 변화는 역사적,기능적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 자연은 인간역사에서 남성의 음경을 확대시키고 그 크기를 유지시켜 왔는지 말이다.
생물학자들은 음경이 생식기능과 신호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고 생각했으며, 그 과도한 크기가 신호
기능에 해당한다고 여겼다.
동물의 신호기능의 진화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세가지 이론이 있다. 이탈선택모델,핸디캡 모델,광
고 속의 진실 모델이다. 이 세 이론을 적용하여 음경의 진화를 설명해 보자.
먼저 이탈 선택 모델을 적용해 보자.
음경은 오늘날 고릴라나 오랑우탄과 비슷한 3센치미터 길이에서 출발하여 점점 길어지게 되었다.
길이가 길어질수록 사내다움이란 신호의 이점을 소유자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점점 커지고, 여성의
눈에 더 잘 띠어 번식에 유리하게 되자, 급기야는 생존에 유리한 한계치를 이탈할 정도로 성장한다.
결국 여성의 질에 잘 맞지 않게 되고,생존에 불리해지자 성장이 멈추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핸디캡 이론으로 설명해 보자.
남성은 불필요한 커다란 음경을 유지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생합성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다. 제한된 에너지를 음경이 아닌, 다른 필요한 곳에 쓴다
면 인체는 더욱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낭비를 고집하는 것은 "나
는 아주 똑똑하고 잘났기 때문에 다른 놈들보다 에너지가 남아돌아. 그래서 그 에너지로 쓸데없는, 큰
음경을 만들어서 달고 다녀도 사는데 지장이 없어" 라고 이성에게 과시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자신은 핸디캡을 감수할 능력이 있고, 그럼에도 생존경쟁에서 설아남을 정도로 우수한 유전자가 있
다고 이성에게 신호를 보낸다는 의미다.
생물학자들간에 남성음경이 발하는 왕성한 남성성신호의 수신자가 누구인가도 논쟁거리중 하나다.
동물에게서 성적장식물은 이성을 유혹하고, 동성경쟁자들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두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도 목욕탕에서 흔히 상대방 남성의 음경크기를 몰래 가늠해 보곤한다.
이런 것들을 모아 볼때,우리의 예술,언어,문화등은, 수억년간 지속된 척추동물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인간본성의 깊은 곳에 아직도 남아있는 원초적 유산을 덮어놓은 얇은 포장막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참고)
1. 섹스의 진화/ 제러드 다이아몬드 지음/ 사이언스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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