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다도는 일본 고유의 문화다.
한잔의 차를 마신다는 것은 똑같지만 중국과도 다르고 한국과도 다르다. 일본의 다도는 그들의 오랜 역사 속에서 생성되고 세련되어 오늘날의 생활문화 속에 깊이 살아 있는 것으로 그 내용과 형식이 아주 독창적이고 전적으로 일본적이다.
그 결과 일본 다도는 일본정신, 일본문화, 일본미학의 핵심으로 부상했으며, 일본 다도를 모른다면 일본문화를 모르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 일본 다도의 핵심적 정신 가치가 와비사비인 것이다.
따라서 와비사비는 일본미의 특질을 말해주는 기본 개념이 되었는데, 문제는 '쓸쓸하다, 부족하다'는 의미를 지닌 이 말을 이방인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니 설명하는 것은 더 어렵다. 하지만 이 미적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왜 조선의 막사발이 일본에 와서 이도 다완으로 칭송되고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었는지 알 수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대략 설명을 들어보자.
와비는 한적함 또는 부족함을, 사비는 쓸쓸하면서 고담한 것을 말하는데 그 뉘앙스가 매우 복합적이어서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힘들다. 게다가 와비와 사비의 차이를 설명하기는 더욱 어렵다. 꽉 짜인 완벽함이 아니라 부족한 듯 여백이 있고, 아름다움을 아직 다하지 않은 감추어진 그 무엇이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완벽한 것보다 어딘지 불완전한 듯한 데서 오히려 더 높은 완벽성을 쟁취한다는 것이다.
와비차의 비조 무라타 주코는 와비의 개념을 명마에 비유한다. 명마는 들판을 달리며 기량을 한껏 보여줄 때보다 허름한 마구간에서 맑은 눈방울을 굴리면서 굳건한 네 다리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을 때가 더 명마답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허름한 마구간에 명마가 묶여 있을 때가 오히려 더 좋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발췌 요약)
1.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4 교토의 명소/ 유홍준 지음/ 창비
'여행,답사 > 문화 기초 개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의 옥 문화/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보석 옥 (0) | 2021.05.12 |
---|---|
한국 정원과 일본 정원의 차이 (0) | 2020.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