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이희진
출판사:소나무 2008년간
몇년전 언론에 잃어버린 고구려 역사 137년을 되찾았다라는 기사가 떴다.외국의 유명 교육사이트가
한국의 고구려,백재,신라 건립연도를 심하게 왜곡하여 고구려는 BC 37년 대신 AD 100년으로, 백제는
BC 18년 대신 AD 250년으로, 신라는 BC 57년 대신 AD 350년으로 각각 기술하여 고구려는 137년,백제
는 268년,신라는 407년의 역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이를 시정시켰다는 것인데 막상 목청껏 외국의
무식한(?)한국사 인식을 비난하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이 내용은 바로 우리나라 교과서에 쓰여 있는 내용이 아니던가?
'고구려는 2세기 태조왕, 백제는 3세기 고이왕, 신라는 4세기 내물왕 때가 되어서가 비로소 고대 국가
체제를 갖추었다.’라고 가르치고 외국에는 왜곡된 내용이니 고쳐달라고 하였으니 그들로서는 어처구
니가 없었을 것이다.
(주: 고대국가체제를 갖추었다는 것은 삼국이 그시기에 건국되었다는 의미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재 한국강단사학계는 고대국가건국시기를 일제시대 식민사학자들의 주장보다
더 후대로 본다는 것이다.2005년 한일역사공동연구보고서를 보면 신라는 4세기에서 5세기 전반으로,
고구려는 2세기에서 3세기후반으로 건국시기가 더 늦추어졌다.
물론 명확한 증거와 논리가 있다면 수긍해야 한다.하지만 그것에 근거해서 그런 학설이 나왔을까?
스승의 왜곡된 가르침을 절대 진리인양 무비판적으로 추종하고, 패거리정신으로 선후배가 뭉쳐서
자료를 왜곡,편집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갖다붙여 학설이라고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역사적 진실이 아니다.오직 자신들의 기득권수호만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식민사학인 것이다. 식민사학은 본래 조선인들을 일제의 충실한 신민으로 만들기 위해 만들
어졌다.그 본질은 조선인의 열등감과 무능력을 강조하여, 일본인의 지배를 받을수밖에 없다는 의식을
심어 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 전개과정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일본이 한반도에 대해 역사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사료가 부족한 고대사가 가장 만만한 대상으로
선택됐으며 사료에 대한 왜곡,편집을 통해 목적을 충족시켜 갔다.
물론 시간이 흘러서 변화는 있다.
과거에는 고대일본의 야마토정권이 한반도를 정복하고 통치했다고 했지만, 근래에는 막강한 야마토정권
이 적어도 한반도남부의 국제정세정도는 좌우할 영향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겉옷은 바뀌었지만 일본이
우위여야 한다는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여기에 맞추어 나온 학설들이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삼국의
건국시기 늦추기,4세기 지우기,신라의 왜에 대한 저자세외교설등으로 하나같이 강단사학의 대표적 이론
들이다.
해방후 식민사학자들은 한국대학교의 강단을 장악했다. 그들이 식민사학을 고수하는 것은 망해버린 일본
제국에 충섬심이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배운것이 그것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수라는 신분이
문제였다.
제자들을 키우고 학파를 형성한 것이다.교수는 이바닥에 남을려는 제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스승과 제자사이가 어느덧 교주와 신도로 변한다. 좁은 바닥에서 패거리를 만들고, 이권과 자리를 자기들
끼리 나눠 가졌다. 그들의 비위를 건드리는 자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이과정에서 정당한 비판과 검증은 사라졌고, 교수에게 순종하는 자들만 득세했다.창의력이 말살된 학풍은
식민사학을 재생산 하고, 표절과 재탕,짜집기가 횡횡하며 학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한국강단사학계의 문제는 식민사학 자체의 논리보다는 학계의 구조적 비리와 더 밀접하게 얽혀 있기에
그 잔재를 체계적으로 추적해서 청산하기는 현 학계구조에서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결국 식민사관이란 실체가 있는 역사관이 아니라 권력에 복종하고 현실에 야합하려는 반역사적 태도를
학문으로 포장한 것일 뿐이다.
저자 이희진은 자신의 약력을 이렇게 쓰고 있다.
...하필 역사학중에서도 가장 험악한 한국고대사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또한 그와중에 못볼 꼴을
많이 보게될 고대한일관계사부분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그 과정에서 한국 고대사연구자들이
얼마나 일본의 연구에 의존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뭘 모르던 시절 함부로 입을 놀려서는 안되는 미천한
신분임을 깨닫지 못하고 알고 있는 내용을 여기저기 발설한 죄로 지금까지 왕따를 당하고 있다...
이책은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식민사학이 왜 문제인가,한국고대사학계에 침투해 있는 식민사학의
논리, 식민사학이 어떻게 학계를 장악하고 있는가이다
맺힌것이 많아서 인지, 저자는 몸담은지 15년이나 되는 한국고대사학계를 향해 복마전,지식사기,파렴치,
깡패짓이라는 말을 거침없이 내밷는다.박사학위까지 딴 저자가 식민사학의 엉성한 논리를 파 헤칠때는
통쾌함을 느끼다가도,강단사학계의 구조적 문제를 읽을 때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희망은 없는 것일까...그냥 이대로 흘러가는 것일까...
식민사학과 그 구조적 생산체계에 관심이 많은 강호제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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