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전설이 되었던 책이 있었다.지금도 고건축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이책은
김봉렬의 한국건축이야기 시리즈(전3권)이다.
김봉렬은 끊임없이 묻는다. 건축이란 무엇인가? 이땅에서 건축이란 무엇인가?
그의 이야기는 "건축은 시대의 모습을 담은 그릇이요,깨달음과 생활이 만든 환경이며,인간의 정
신이 대지위에 새겨놓은 구축물이다"라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건축물에는 정치사회적 배경과 동시에 그시대 안에서 갈등과 해법을 갈구한 건축가의 의도가 배
여 있다. 그것이 다른 예술품보다 사회적수명이 길고 공개적인 건축물의 특성과 맞물려 우리앞에
지금까지 서 있는것이다.
건축물은 우리에게 전통의 이름을 덧씌워 자신들을 미화하지도,과거의 낡은 유물로 치부하여
박제화하지도 말아달라고 말한다.이것은 하나의 건축적 실체를 인정하는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무엇이 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으로 볼것인가 이다.
건축물의 특징은 그림,조각등과 달리 그속에서 사람이 살아야 한다는 데 있다.그렇다면 건축물은
왜 그렇게 존재하는것일까?여기에 건축의 궁극적 목적에 다가가는 실마리가 있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형태가 만들어지고,그 형태가 만들어지는 데는 건축가의 사유과정이 있었다.
그 생각과 과정이 과거와 현재가 비슷하고 더구나 건축의 보편적 가치와 본질은 국적과 상관없이
하나라는 사실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역사적 건축 읽기가 어렵다.그 이유는 모두 엇비슷해 보이는 외관탓이 아니라
건물을 단지 하나의 단순한 구조물로만 보기 때문이다.
김봉렬은 우리가 잘아는 불국사,석굴암,병산서원,통도사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책에는 한건물에서 다른건물을 바라보는 사진들이 많다 그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는 한국건축은 집합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건물과 건물의 관계성,건물과 그를 둘러싼 환경의
유기적 관계를 적극적으로 해석한다. 이를 통해서 시대적배경과 그속에서 갈등을 겪고 이를 적극
적으로 해결하려는 한 개인의 의지를 읽는다. 그 과정을 건축물은 온몸에 새겼고, 오랜세월동안
서서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는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우리는 고대인들의 사유를 읽고 이땅의 건축의 본질을 느껴가는 것이다,
지식과 기술은 다르지만 과거와 현재의 건축을 구성하는 생각과 과정은 비슷하다
중요한 것은 전통을 현대로 이어야 한다는 맹목적 강박관념보다 건축이 만들어진 배후의 정신세
계를 창조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하는데 있다.
우리가 이땅이 아니면 어디가서 살수 있겠는가? 그 사유과정은 앞으로도 우리건축의 과거와 현대
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것이다.
1985년 27살의 나이에 한국의 건축편을 출간해서 일본학계를 놀라게 했던 그가 2006년 이책을 썼
다. 그 당시 고건축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은 이책을 품고서 전국을 돌아다녔다.
답사의 열기가 가라앉은 지금도, 필독서중의 하나로 꼽히는 이책은 온고이지신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게 하는 명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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