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그리스 로마사

강대국의 힘: 스파르타 왕은 어떤 권리와 의무를 지녔나?

정암님 2013. 9. 8. 16:59

고대 그리스에는 1000여개의 폴리스(도시국가)가 산재해 있었고. 대부분이 민주정을 선택했다.

하지만 스파르타는 왕정을 고수했다. 그때문에 스파르타는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지만, 마침내

숙적 아테네를 격파하고 그리스의 패권을 차지했다.

 

철학자 플라톤은 물론 루소,바이런,니체등 수많은 문인,철학자,예술가들이 그 도시에 매료되

다.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는 물론이고 히틀러와 레닌 같은 독재지들도 이 도시를 이상향으로

삼았다. 스파르타에는 탁월함 그 자체로 표현되는 남녀들이 거리를 행군하고 있었다.

 

지금 둘러보는 스파르타의 거리는 애잔하기 짝이 없다. 그 흔한 관광객들 조차 보이지 않는.

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스파르타는 위대한 건축물도, 빼어난 비극도, 아름다운 조각상도 남

지 않았다. 자체 기록물도 없어서,주변국가들의 기록물에서 발췌해서 스파르타의 역사를 연

하고 있을 정도다.

 

스파르타는 시민들보다 수십배 많은 예속민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들이 식량과 물자를 공급

했다. 안으로는 여러 씨족들이 권력을 차지하려고 으르렁대고 있었다. 이런 불안정한 구조를 가

진 나라가 어떻게 폴리스중의 최강국으로 발돋음할수 있었을까?

 

가장 중요한 역활을 한것은 정치제도였다. 그들은 어떻게 정치를 수행했을까?

그리스에서 유일한 왕정이 스파르타를 이해할수 있는 첩경이 될수 있다. 그들은 특이하게도 두

명의 왕을 세웠다. 씨족들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제일 큰 두 부족이 동시에 왕을 내세우는 제

도를 창안했다한다. 왕의 지위는 장자에게 세습되었다.하지만 왕은 법에 의해 그 권한과 책임이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입헌군주제인 셈이다.

 

스파르타는 두명의 왕과 시민들의 투표로 선출된 다섯명의 대표, 그리고 28명의 원로원이 권력

을 분담하고 있었다.시민들과 왕권이 충돌할때 원로원은 약한 쪽을 편들어 균형을 유지했다. 왕

들은 교전권을 제외한 나머지 사안들에 대해서는, 원로원멤버들처럼 한표만 행사할 수 있을뿐,

권이 없었다.

 

헤로도토스는 스파르타왕의 권리가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1. 왕은 교전권을 가진다.

원한다면, 왕은 어떤 나라와도 전쟁을 할수 있었다.그 결정은 누구도 반대할수 없었다. 다만 그

결정을 내린 왕은 진격할 때에 제일 앞줄에 서고,물러날 때는 제일 뒤쪽에 서야 했다.즉 전쟁을

선포하려면 자신이 제일 먼저 죽을 각오를 해야 했다.

2. 왕은 연회에서 제일 먼저 자리에 앉고, 다른 이들에 비해 두배의 음식을 제공받으며, 모든 경

기장에서 제일 앞줄에 앉을 권리가 있었다. 또한 왕은 외교관을 임명할수 있고, 공동식사에 참여

하지 않을 경우 음식을 배달시킬 엄청난 권리가 주어 졌다.

스파르타의 시민들은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공동식사집단에서 식사해야 했다. 이 제도는 대단

히 중시되서,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아기스왕이 아내와 식사를 하고 싶으니 집으로 음식을 보

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을  정도였다.

3.원로원에 참석해서 정치사안에 한표를 행사할수 있었지만, 시민대표에 의해 법정에 기소될 수

있고 심지어 처형될 수도 있었다.

4.왕이 죽었을때, 기수들은 시내를 돌아다니며 왕의 죽음을 알리고, 여자들은 냄비를 두드리며

시내를 돌아야 했다.일정수의 시민들은 장레식에 참석해서 비통해하며,죽은 왕이 역대 최고의

왕이었다고 주장할 의무를 졌다.

 

이것뿐이었다. 결국 스파르타왕이 가진 권한은 교전권뿐이었고, 나머지는 원로원과 민회가 결

정했던 것이다.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 중요한 권리에는 큰 책임이 부여됐고, 힙당함을 넘어서

혜택이나  특권은 부여하지 않았다.

권리와 명예는 책임을 동반한다는 원리, 그것을 권력정점에 있는 왕에게 엄중히 물음으로서, 스

파르타는 그 탁월함을 보여줬다.그것이 얼마나 성취하기 힘든 것인지는 스파르타이후 이천년간

어떤 사회도 이같은 원리를 흉내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분명히 드러난다.

이 원칙은 스파르타를 패권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정치체제상의 다른 부분은 어둠을 갈수록

진하게 만들어 갔다. 시대가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느끼지 못했지만..

그것이 작금의 쓸쓸한 스파르타 거리를 만들었으리라...

 

참고)

문명의 배꼽, 그리스/ 박경철 지음/ 리더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