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왜 인간은 끊임없이 섹스를 하는가?

정암님 2013. 12. 19. 00:12

인간을 제외한 다른동물들은, 발정기외에는 교미를 하지 않는다. 그들이 교미를 하는데 들이는 노력을

아끼는 이유는 간단하다. 섹스는 상당한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시키고 한편으로는 상해를 입거나 목숨

을 잃을수 있는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섹스가 해가 되는 이유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수컷은 정자를 생산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돌연변이로 인해 정자생산이 줄어든 벌레는

    정상 벌레보다 더 오래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교미를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먹이를 찾아 다니는데 쓸수 있다.

3. 교미를 하느라 엉겨있는 암수 한쌍은 천적이나 맹수의 습격을 받기 쉽다.

4. 나이든 동물 혹은 사람은 성행위가 주는 긴장을 견뎌내지 못할수도 있다.(복상사)

5. 발정기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끼리의 경쟁은 종종 모두에게 심한 상처를 입힌다.

6. 많은 종에 있어, 제짝이 아닌 다른 상대와 섹스를 하다 들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인간의 경우 특히 악명이 높다) 

 

이런 손실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다른 동물들처럼 효율적으로 성행위를 하지 않는다.그렇다면

인간의 명백한 성적 비효율성은 그 희생을 상쇄할 만한 어떤 이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인데...

 

인간의 아이는 무기력한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수년에 걸쳐 상당한 정도의 부모의 보살핌을 필

요로 한다. 그 양육부담을 한명이 떠맡기에는 매우 힘든 일이다. 더 많은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해 

떠나려는 남자를 여자는 붙잡아 두어야 한다. 그녀의 해결방법은 배란후에도 성관계를  할수 있는

상태로 머무는 것이다. 남자가 원할때, 섹스에 응함으로써 남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자는 여자주변에 머물게 되고, 심지어는 사냥을 나가서 고기도 들고 올것이다.

쾌락의 원천으로서 섹스는 이처럼 남녀가 무기력한 아이를 공동양육도록 하는 접착제역활을 한다

고, 과거에 학자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후, 동물의 행동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쌓이면서 섹스가 가족의 가치를 공고히 하는

기능을 한다는데 의문이 제기 되었다.

침팬지는 인간보다 더 빈번하게 섹스를 하지만, 배우자간 유대는 없다. 반면 섹스라는 뇌물이 없어

도 자신의 짝과 새끼들 곁에 머무는 포유류들도 많다.

학자들은 이런 사실을 깨닫자, 새로운 이론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중 두각을 나타내는 이론은

'아빠를 집에' 이론과' 여러 아빠' 이론이 있다.

아빠는 집에 이론은 이렇다.

배란기가 드러날 경우 아빠는 배란기에만 집에 들어오고, 다른 날들은 다른 배란기여성들을 찾아

다닐 것이다. 그 결과 엄마 혼자 애를 키우게 될것이고, 제대로 부양받지 못한 애는 죽어 갈것이다.

이는 엄마,아빠 모두에게 최악이다. 자신들의 유전자를 퍼트리지 못했으니 말이다.

배란기가 드러나지 않을 경우, 남편은 오랫동안 아내와 같이 있게 될것이다. 밖에 나가도 누가 배

란기 여성인줄 모르니 확률상으로 오랫동안 같이 있었던 아내가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남편이 곁에 머무르며 양육에도 동참하여, 아이의 생존가능성도 높아진다. 또 장기간 집에 있음으

로, 아이가 자기 아이라는 확신도 깊어진다.

결론은 여성의 배란이 감추어지고 항상 성교에 응할수 있게 된것은 일부일처제, 남성의 양육동참,

남성의 친자관계에 대한 확신을 부추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여러 아빠 이론은 다음과 같다.

전통사회나 동물세계에서 유아살해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대개 성숙한 수컷은 자신과 한번도

교미하지 않는 암컷의 새끼를 죽인다. 암컷(여성)은 자신의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동안에는 배란

을 하지 않는다. 수컷은 새끼를 죽여 암컷의 수유를 중단시킴으로서, 생식주기를 재개시켜 임신을

시킬수 있다. 이렇듯 유아살해는 남의 유전자를 제거하고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리는 효율적인 방

법이다.

새끼 고릴라 사망원인의 1/3이 유아살해일정도로, 이 것은 어미들에게 심각한 문제였다.

발정기가 드러난다면, 다른 수컷들은 그 새끼가 경쟁자의 씨라는 것을 알고 주저없이 죽일 것이다

. 발정기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수컷들은 새끼를 자신의 씨라고 확신 할수는 없겠지만, 씨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것이다. 결국 수컷들은 새끼를 죽이지 못할 것이다.

이 이론은 배란이 감추어진 것은 새끼에 대한 성숙한 수컷의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한 진화적 적응

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두 이론은 대립적이다. 아빠는 집에 이론은 친자관계를 확실히 하고 일부일처제를 강화시

키기 위한 것이라는 데 비해, 여러 아빠 이론은 친자관계를 혼란시키고 일부일처제를 해체시키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두 이론 모두, 남성에게 배란기를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데 인간여성은 왜 자신이 배란기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진화한 것일까? 그것은 오랜 기간동안, 여성이 거짓으로, 남성을 속이기는 힘들

기 때문이다.

68종의 영장류를 비교연구한 결과, 난교 방식의 성행위집단에서 배란이 감추어 지는 진화가 전개되

었고, 이를통해 여성들은 유아살해로부터 아이들을 지켰다. 그 이후 배란을 감추도록 완전히 진화된

상태에서, 그 특성을 이용하여, 더 나은 조건의 남자를 유혹하여 자신과 아이들을 부양하도록 하였다

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렇게 진화는 진행되었다.

 

참고)

1. 섹스의 진화/ 제래드 다이아몬드 지음/ 사이언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