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국제정치 시사/현대 국제정치의 배경지식

일본은 왜 망하지 않나? 일본의 치명적 약점인 급증하는 국가부채를 살펴본다

정암님 2015. 6. 18. 15:34


아베정권은 두마리의 토끼를 쫓고 있다. 재정과 통화확대정책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면서, 한편으로는 빚

더미에 올라선 국가의 재정위기를 막기위해 증세로 돈을 걷어들이려 하고 있다. 이율배반적 딜레마다.


2014년 12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단계 하향조정했다. 그 이유는 일본정부가 재정

적자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렇듯 일본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급증하는 막대한 국가부채다.


일본의 총국가부채규모는 2014년 기준으로 1197조 엔을 넘어섰다. GDP의 245%에 이른다.

2010년 재정위기를 겪을 당시 그리스(147.3%)나 이탈리아(126.8%)에 비해서도 100%안팎을 웃도는 높은 수준

이다.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재정적자탓이다.

일본정부의 2014년도 예산은 95조 8823억 엔이다. 이 중 조세수입등으로 충당할 수 있는 비중은 57% 정도다.

나머지 43%는 국채를 발행해 메워야 한다. IMF는 이런 추세라면 2019년 일본의 총 국가채무규모가 1324조 엔을 

웃돌고 GDP대비로도 240% 밑으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럼에도 일본정부는 2015년까지 GDP대비 재정적자 비중을 2010년의 절반수준으로 줄이고 2020년에는 훅자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푸는 와중에서도 2014년 4월 5%에서 8%로  

1차 소비세인상에 이어 2015년 10월 2차로 소비세를 8%에서 10%로 올릴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여건상, 재정투입을 확대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높인다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2013년에는 긴급 경제대책으로 10조 3000억 엔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풀어 재정수지 적자가 GDP대비 7.6%수준

으로 늘어났다. 2014년에는 소비세 인상으로 세수가 늘었지만,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경제 성장율이 뒷걸음치면

서 재정지출을 늘려야 했다. 최근에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2차 소비세 인상시기를 2017년 4월로 늦추

었다. 이 때문에 적자가 에상만큼 줄지 않았다. 이런 추세라면 일본 정부의 재정건전화 목표는 달성되기 힘들 것

이다.


만약 여기서 금리가 상승한다면? 양적완화는 일시적으로 금리를 낮추지만, 결국은 통화가치 하락과 물가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중장기 금리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금리상승은 채권 값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국채의 

70%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내 금융기관들이 타격을 입게 된다. 손실을 입은 금융기관들의 국채 매입 여력은 

악화되고, 그 결과  일본국채 발행은 차질을 빚으며 금리는 오르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

국채금리 상승은 일본정부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현재 일본정부가 해마다 갚는 빚은 이자만 재정지출액의 10%

를 웃도는 규모다. 원금상환까지 합치면 2014년의 경우 정부예산의 24.3%를 사용했다.


여기서 빚이 더 늘어나면 빚을 얻어 빚을 갚아야 하는 악순환이 된다. 이 경우 일본의 국가신인도가 추락하고 재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경제의 비중을 볼 때, 일본발 경제위기는 전세계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별 문제없이 버티고 있다. 아니 문제라고 여기지만 위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첫째,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90%이상을 일본내 기관이나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의 보유비중은

7%에도 못미친다. 일본은행이 발표한 2013년 일본국채 보유비중을 보면, 일본 금융기관(64.2%),일본정부(9.2%)

일본은행(7.3%), 가계(7%), 해외(6.8%) 순이다.


둘째, 대외순자산 규모가 크다. 대외순자산이란 한 나라의 국가.기업,개인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대외자산 잔액

에서 외국인의 국내 증권,채권투자, 국내은행의 해외자금차입으로 구성된 대외부채를 뺀 것으로 일국의 대차대조

표라 할 수 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13년 일본의 대외순자산은 전년도보다 9.7% 증가한 325조 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23년 연속 세계 최대 채권국 자리를 지켰다.

참고로 일본의 대외자산 잔고는 797조 엔, 대외부채 잔고는 472조 엔이다.


셋째, 미국이 일본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의 한축은 최대 경쟁상대로 떠오른 중국을 견제

하는 것이다.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은 일본이 아시아에서 그들을 대신해 중국을 견제하는데 한 몫 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경제의 부활이 꼭 필요하다. 엔저용인과 셰일오일 수출은 그런 일본을 위한

미국의 선물이다.


앞날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향후 일본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계속 지켜 보자.


발췌,요약)

달러의 역설/ 정필모 지음/ 21세기 북스

: 작금의 세계경제 구조를 쉽고 간명하게 기술하였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