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국제정치 시사/현대 국제정치의 배경지식

미국 금융자본/금융시장의 특징은 세계를 어떻게 변형시켰나?

정암님 2015. 6. 18. 19:02


1970년대 이전에는 세계 각국이 서로 다른 금융구조를 가지고 독자적으로 금융시장의 발전을 추구해왔다.

영국과 미국은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구조를 발전시켜왔다. 독일,일본,프랑스등은 은행 중심의 금융구조를 형성하

고 있었다. 그러나 금융자유화는 많은 나라들의 금융구조를 변화시켰다. 금융자산의 유동성 증대와 그를 위한 자

본시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던 것이다. 은행 중심의 금융구조를 가지고 있던 나라들도 그런 변화를 당연한 듯 받

아들였다. 각국에서 금융자유화가 추진되는 동시에 미국 금융자본의 주도로 금융세계화와 금융통합이 빠르게 진

행됐고, 각국 금융시장은 자본시장 중심으로 재편됐다.


지본시장 중심의 금융구조는 금융의 기본 특성인 유동성을 보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는 금융자본 또는 주주의 이해가 장기 경제성장보다는 단기 수익 증대와 주가상승, 자본이득에 집중돼었기 때

다. 따라서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구조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야기한다.


첫째, 기업이 생산적 장기투자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제일 목표로 삼는 것을 어렵게 한다.

둘째, 실물경제의 수익성과 안정성보다는 자본이득에 관심을 기울이는 주주 특성 때문에 금융활동이 

      투기적으로 변하기 쉽다.

셋째, 경기를 부양해 성장, 고용을 증진시키는 정책보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금융자산의 가치를 유지

      시키려는 정책에 더 우선순위를 두도록 하는 경향이 있다.


인수,합병은 비효율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보다 효율적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 비효율적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하더라도 이들의 효율성이 개선됐다는 증거는 없다.

주가는 효율적 시장 가설이 설명하는 것처럼, 기업의 내재가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가치와 무관한 투기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구조를 갖는 경제에서 기업활동은 자본시장의 주가에 지배되기 쉽다. 이런 금융

구조서는 실물경제의 장기 성장과 단기 안정은 달성하기 어렵다.


1970년대 이후 전개돼온 미 금융자본 주도의 금융자유화는 이러한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구조가 갖는 경제적 특

성을 전세계에 전파해왔다. 그결과 금융자유화와 금융통합의 세계에서 새로운 경제질서는 모든 국가에게 경제활

동의 목를 주가상승과 주가관리에 두게 만들었다. 기업은 할 수 없이 단기수익 극대화나 주가관리를 경영의 주

요 목표로 삼게 됐다. 정부도 자본시장을 부양하는 정책 위주로 경제정책을 실행해야 했다.


금융세계화와 금융통합은 또한 각국이 월가로 대표되는 선진 금융자본의 이해에 반하는 정책을 시행하기 어렵게 

들었다. 특히 개발도상국 정부들은 금융시장의 문을 열어준 이상, 선진금융자본의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나

쁜 평가를 받으면 자금이 들어오지 않거나 빠져 나가 경제발전과 안정을 위협받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각국 정부의 경제주권은 제한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선진금융자본의 관심이 투자국의 장기 경제성장이나 안정이 아니라 자신들의 단기 자본이득의 실현에 있

는 것이다. 이들이 그것을 위해 각국 정부에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정책이 있다.


첫째,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요구한다. 

      투자결정을 위한 정보획득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둘째,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요구한다.

      투자기회를 넓힐 수 있는 좋은 대상들이다.

셋째, 기업이 단기 수익위주의 경영을 하도록 요구한다.

     주가관리를 통해 자본이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다.

넷째, 고용증대를 위한 경기부양보다 자본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도록 요구한다.


월가로 대표되는 선진금융자본에 의한 금융자유화 결과, 금융불안은 일상화되었고 금융위기는 잦아졌다.


덧붙여서

금융세계화가 각국의 장기 경제성장을 해치며 경제안정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역사적 경험으로 확인됐다.

또한 자본시장개방은 통화정책 즉 경제주권을 제한시켜 국가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것도 역사적 경험이다.

금융자유화가 자금의 조달을 용이하게 하는등 장점도 있지만, 이같은 부정적인 면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발췌,요약)

달러의 역설/ 정필모 지음/ 21세기 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