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방과 달리 동남방은 지형이 평탄하고 연안지대인데다 인구가 밀집해 있고 대규모 물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서북방은 유라시아 내륙이므로 해양세력인 미국의 영향력이 취약한 반면, 동남방은 연안지대로 미국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관련국들도 미국과 동맹 내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반도와 접하는 1,500킬로미터의 북-중 국경지대, 이어지는 1만 4,500킬로미터의 해안, 그리고 베트남 접경지대인 동남방은 중국의 부상이 시작된 개혁개방 이후 가장 큰 지정 도전이 몰아치고 있다.
21세기 글로벌 지정 구도에서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의 해양 진출이다. 중국은 경제성장에 따라 더 이상 대륙세력으로만 머물 수 없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해외 자원과 시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송대 이후 전개돼온 지정 상황에 더해 중국의 경제성장은 이제 중국을 해양세력의 초기 단계로 추동하고 있다. 중국이 해양으로 나가는 진출로는 남중국해를 거쳐 인도양으로 나가는 길이다.
먼저 남중국해를 중국의 지중해로 만든 후 인도양에서 지배적 입지를 굳히는 전략이다. 중동의 석유 수송 등 유라시아 대륙의 물류를 위해서는 인도양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바다인 동.남중국해에서부터 적대적 조건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중국해에는 냉전 초기부터 세계 최강의 미 해군력을 중심으로 중국 등 사회주의권을 포위, 봉쇄하는 태평양방위선이 설정되어 있다. 일본, 한국, 대만, 필리핀 등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 및 이 동맹국들이 제공하는 오키나와 등지의 미군 기지들이 중국의 동남 해안을 포위. 봉쇄하고 있다. 오마바 행정부 들어서 아시아 중시 정책을 선언하면서, 이 방위선을 중심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한 포위. 봉쇄망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이 태평양방위선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세력권을 설정하고 있다. 일본-오키나와-대만-필리핀-남중국해로 이어지는 제1열도선, 일본-괌-뉴기니로 이어지는 제2열도선이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력 등 영향력을 이 열도선들 밖으로 배제하려는 반접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이 열도선들을 바다의 만리장성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열도선들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기지 라인임을 감안하면 역만리장성이기도 하다. 중국에게 이 열도선이 만리장성이 될지 역만리장성이 될지는 결국 중국과 미국의 힘의 관계로 결정될 것이다.
발췌 요약)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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