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국제정치 시사/중국의 정세

중국 변경의 지정가치 3/ 연해주

정암님 2019. 2. 2. 16:52



러사아의 극동지역은 중국의 팽창 압력이 가장 쏠리는 곳이다.

중국의 어떤 접경지대보다도 개발 요소와 경제적 기회가 풍부하고, 지정 전략에 가장 긴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몽골의 북부와 중국 만주의 북부에 펼쳐진 극동은 바이칼 호수와 블라디보스토크 사이에 놓인 광활한 삼림지대다. 유럽 크기의 2배가 넘는 이 광대한 지역의 인구는 고작 670만 명이다. 그나마도 감소중이어서 이 추세라면 결국 450만 명으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 동북 삼성의 인구는 1억 명이 넘는다. 몽골 북쪽의 러시아 도시 치타에는 이미 증가하는 중국계 주민 집단이 형성되 있다.


자원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에게 극동은 천연가스, 석유, 목재, 금, 다이아몬드 등 자원의 보고다. 소련이 붕괴된 후 중국과 러시아는 괄목할 만한 관계 개선을 이뤄왔다. 무엇보다 두나라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중국은 러시아의 자원이 필요하고, 러시아는 자원 판매처로서 중국이 필요하다. 양국은 2015년 천연가스공급협정을 타결함으로써, 전략적 관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러시아가 중국에 2018년부터 매해 380억 세제곱미터의 천연가스를 30년간 판매한다는 계약은 약 4,000억 달러 금액으로, 에너지 거래 사상 최대 규모다. 공급되는 가스량은 중국 소비량의 5분의 1로 1,000세제곱미터당 350달러로 유럽에 공급되는 380달러보다 싸다. 이로써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고, 가스 수출을 유럽에 의존하던 러시아는 판매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다변화했다. 하지만 유라시아 대륙세력을 대표하는 두 나라는 본질적으로 역사적 경쟁관계라 아직까지는 전술적 관계이다.


중국인구의 유입압을 받고 있는 극동 지역을 모스크바와 연결하는 수송로는시베리아횡단철도인 범시베리아철도, 그 지선인 바이칼-아무르철도가 유일하다. 반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고베센스크까지의 태평양 연안 지역은 중국 접경에서 가장 통행이 손쉬운 지역이다. 연해주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은 원래 청의 영토였으나, 19세기 러시아에 할양됐다.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분쟁이 생긴다면, 그 중심이 될 곳이다.


발췌)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한겨레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