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식 지음/주류성/780페이지/판형 B5
찾는 책이 없었다 나는 성곽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포괄적으로 서술한 책을 원했지만 발견한 서적들은
모두 사진첩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책은 달랐다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성곽의 구조와 시설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이 실려있었다 성곽과 전쟁사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답사파트에서 성곽은 언제나 찬밥이었다 관심있는 이들도 적었고 관련자료도 미미해서 깊게 파고들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산성의 나라라고 고대부터 자타가 공인해온 나라였다 특히 적이 쳐들어올때
가용한 것은 모조리 들고 산성으로 대피해 농성하다가,적이 후퇴하면 공격해서 괴멸시키는 청야입보
전술은 한민족의 오래된 전술이었다 한민족은 이를 위해 읍성과 산성을 동시에 운영하는 이성체제를
구축했다
산성은 능선정상부에 위치해서 전망이 좋다 대부분의 산성은 도보로 두세시간 걸으면 한바퀴를 돌
정도로 넓지 않다 내려오는 길에 성돌을 만져본다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들의 피와
눈물이 성돌에 배여 있었다 마음이 저절로 무거워진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였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수많은 재화들이 불에 타서 없어졌다
인간의 탐욕과 욕망은 계속 전쟁을 일으켰다 전쟁은 지금도 진행중이며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것이다
인간은 죽기전까지 결코 탐욕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곽은 우세한 공격군을 막기위해 만들어졌다 성곽은 시대마다 축성법과 특징이 차이가 난다
그것은 공성,수성무기의 발달과 전술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다
이책은 성곽의 각 구조물,성내외 시설들을 세밀하게 설명했다 판형이 일반책에 비해 크고 페이지도
780장에 이른다 더구나 사진수록양이 적고 사진과 그림크기가 작아 글의 양이 많은 편이다
성의 보편적 구조물(성문,여장,성벽,수문등)에 대한 설명은 자세하다 하지만 시대변천에 따른 공성,
수성전술변화와 거기에 대응해서 성곽구조가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이는 무기,전술사와 연관된 분야라 쉽게 서술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즉 당대인들이 어떻게 성을 쌓아야
겠다는 축성사상이 기술되어 있지 않다
또한 사진,그림의크기가 작고 양이 적어 가시성이 부족하지만 큰 결점은 아니다
다만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고 투박해서 문맥의 의미를 놓치는 경우가 있고, 문장이 여러 장에 걸쳐
반복되는 것도 흠이다
비록 특정시기,특정국가의 성곽특징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 힘들지만,전형적인 특징들은 분류하여
설명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내용들이 없어서 아쉽다
성곽은 한국문화유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지만 연구자도 드물고 관심있는 사람도 드물다 이런 척박한
환경속에서 내용이 풍부하고 자세한 개설서가 나온것에 성곽관심자로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겠다
나는 이책을 읽고 그동안 단순하게 알고있었던 편축성과 협축성의 깊은 의미와 구조적특징을 알게되는등
성곽에 대한 나의 지식이 진일보했음을 느꼈다.이에 성곽과 전쟁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이책을 기꺼운
마음으로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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