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답사/아름다운 길

전설따라 단풍따라 가는 길: 구룡령 옛길

정암님 2012. 11. 5. 05:45









강원도 동부(영동)와 서부(영서)사이에는 태백산맥이 가로막고 있지만, 산맥사이사이에는 예부터 양쪽을 

오고가는 고갯길들이 있었다. 영동 북부지방인 양양,고성지방 사람들은 산세가 험한 진부령,미시령,한계

령보다 산세가 완만한 구룡령을 넘어 홍천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이길은 영동의 해산물과 영서의 곡물이 

이동하는 교역로가 되었고, 지방선비들이 과거를 보기위해 넘나들던 길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삶의 애환

이 ,문화가 스며든 길이 만들어졌다. 이에 문화재청은 이 길을 명승 29호로 지정하였다.


옛사람들이 이용하던 구룡령길은 갈천 산촌체험학교에서 구룡령 옛길정상을 거쳐 홍천군 명개리로 빠져

나오는 길이었다. 이중 명승길로 지정된 구역은 갈천마을에서 옛길 정상까지다.

오늘날 이길을 이용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이나, 아름다운 길이라는 소문을 

듣고 오는 도보꾼들만 있을 뿐이다. 도보꾼들은 갈천마을에서 옛길정상(1089 m)을 거쳐 구룡령정상

(1013 m)에 있는 구룡령휴게소(폐점)까지 약 4킬로미터,3시간 코스를 주로 걷는다. 명개리로 빠지면 교

통편이 매우 불편하기 때문이다.


             구룡령 옛길 도보코스는 구룡령정상(구룡령 생태터널)에서 옛길정상을 거쳐  갈천마을로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갈천마을에서 옛길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금강소나무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종종 잘린 밑둥이

들을 보는데, 1989년 경복궁을 복원할때 이곳 소나무들을 잘라다가 사용했다고 한다.









남들은 가을여행의 묘미로 곱게 물든 단풍을 꼽지만, 나는 수북이 쌓인 낙엽들을 밟는 맛을 제일로 친다. 

발목까지 쌓인 낙엽밭을 걸으면서 느껴지는 기분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덧 가을은 사라지고 겨울이 다가

서있다. 






단풍은 나뭇잎에서 광합성을 하는 엽록소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노쇠화 현상이다. 그래서 가을은 

아름다우면서 어둡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