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적멸보궁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그 사리가 부처의 것인지 아닌지를 말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5대 적멸보궁이라 하면 신라 선덕여왕 13년 신라승려였던 자장이 당나라에서
가져왔다는 사리를 봉안한 양산 통도사,오대산 정암사,상원사,영월 법흥사 그리고 설악산 안 해발
1244미터에 위치한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적멸보궁인 봉정암을 말한다.
자장은 당에서 진신사리를 가지고 온 뒤, 먼저 통도사에 봉안했다. 이어 금강산에 봉안하려고 자리
를 찾던중 오색찬연한 봉황새 한마리가 나타났다.그 새를 쫓아가니 어느 큰바위앞에서 홀연히 사라
졌다.그 곳의 바위들을 보니 부처의 모습과 흡사했고 특히 봉황이 사라진 곳은 부처형상의 이마에
해당하는 부위였다. 또 그바위를 중심으로 7개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었으니 봉황이 알을 품
은 형상이었다.자장은 이곳에 불사리중 뇌사리를 봉안한 5층사리탑과 암자를 짓고 봉정암(鳳頂庵)
이라 이름붙였다.
봉정암의 저녁공양시간은 오후 5시 반이다.아마 그 때쯤 도착했을 것이다.하지만 공양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봉정암은 기도발이 잘 듣기로 전국에서 소문난 암자다.그래서 불자들은 생애 한번
은 꼭 가봐야 하는곳으로 꼽는다. 그러니 매일 수백명씩 불자들이 험한 산길을 타고 오는것이다.
더구나 9월은 다가오는 입시철을 앞두고 자녀의 진학을 바라는 부모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는 때
이다,불자들은 이곳에서 하루를 머무르며 철야기도,새벽기도를 한다. 또 이곳은 대청봉으로 가는
주요 등산코스다. 주말이니 등산객들도 수를 헤아릴수 없다.그렇게 사람들이 모였으니 공양줄이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공양간의 문이 열리자, 줄은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메뉴
는 미역국이었다. 미역국한그릇에 밥을 말아 오이무침 두어개를 얹어서 주는것이었다. 역시 양은
적었다. 그런데 커피 자판기가 있었다. 자판기커피는 무료였다.아마 철야기도하는 신도들을 위해
서 설치했으리라..
봉정암의 미역국
봉정암의 공양간
식사중인 사람들
듣던 대로다. 저녁예불시간, 봉정암의 법당은 인산인해였다. 들어가지 못한 신도들은 마당에서,건너
편의 종각에서 법당안에서 울려나오는 신호에 맞추어 예불을 올렸다.
봉정암은 찾아오는 신도들을 위해 대규모 숙사동을 가지고 있다.하루 천여명을 수용할수 있다 한다.
홈피를 보면 기도를 위해 찾아오는 신도들 이외의 숙박은 받지 않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방이 남는
경우 1인당 만원정도 헌금하면 방을 내어준다.그런데 1인에게 제공되는 면적이 후덜덜..너무 심한거
아냐 ^^;;
한방에 50명 정도 수용하는데 한명에게 제공되는 면적이 길이 1미터,폭 30센치미터 정도다. 이 면적
이면 다리를 펴고 잘수가 없다. 다리를 구부리고 새우잠을 자야한다. 더구나 이동통로가 없으니 사
람들이 들고나갈때마다 잠이 깨서 숙면을 취할수 없다.결국 한숨도 자지 못했다. 화난다.
여기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철야기도 내지 새벽기도를 위해 오기 때문에 잠을 자는 사람이 거의 없다
는데,그런경우라면 푹 잘수 있지만 등산객들과 묶여버린다면 잠자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고도가 높아 봉정암의 밤은 매우 춥다. 다행히 군불은 뜨겁게 떼워준다. 온수는 없다 물이 그렇게 시
릴 수가 없다. 세수를 하는둥 마는둥 하고 아침을 먹는다.또 미역국이다.왠걸..아침을 먹는이들에게
김을 둘둘말은 주먹밥을 하나씩 나눠준다. 산행길에 먹으라고...고맙다.
봉정암은 기도발이 잘듣기로 내노라 하는 곳이다 그래서 엄청난 시주금이 쌓인다.그돈으로 중창불
사를 하고 있다. 봉정암은 매년 커지고 있다.
부처의 뇌사리를 봉안한 탑이라는데 전형적인 고려시대 5층석탑양식이다. 탑은 안정감과 상승감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아름답다. 이탑은 상승감만 강조되어 빈약해 보인다. 그 이유중 하나가 기단
부가 없다는 것이다. 바위 전체를 기단부로 생각했는지 바위면에 연꽃을 새겨놓았지만 빈약함을 감
출수 없다. 그래서 강원도 유형문화재다.
부처형상 바위라는데...
백담사다.절은 수수하다.만해 한용운이 머리를 깍고 입산수도한 절이다 그래서 절집내에 한용운
기념관이 있다. 노태우정권시절에는 전두환이 몇년 절밥을 먹었던 곳이다.
한용운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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