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한국사

정조시대, 무엇이 문제였나?

정암님 2014. 3. 26. 17:28

 

정조시대에 관한 나의 최대 의문은 왜 그가 죽자마자 바로 세도정치로 이행되었는가이다.

부자가 망해도 삼대는 간다는데 지적 수준과 능력이 빼어난 철인 군주 정조가 사망후,

최악의 구조인 세도정치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정조 재위기간 22년..다른 왕들에 비해 비교적 재위기간이 길었던 그가 그기간동안 구축한

시스템과 인맥에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세도정치는 분명 정조의 치세와 밀접한 연관이

었다.

 

 나는 이덕일이란 역사저술가가 못마땅하다. 그는 강단사학계의 공적으로 매도되고 있지만,

나는  강단사학계를 비판하는 이덕일의 문제의식에는 상당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정조가

더 오래 살았다면 조선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에는 절로 눈살이 찌푸

려진다.

자극적이고 단순한 구호를 외치는 것이 책을 많이 판매하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사학을 전

공한 사람이 역사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바라보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군왕일지라도, 혼자서 세상을 바꾸기는 힘들다. 더구나 정조의 지향점은 성리학 이상주의

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새로운 사상과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가 구축한 제도

지향점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모습과 접근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가  재위기간  내내 집착했던 것은 왕권강화와 왕실의 권위 회복이었다. 그의 치세는 이 목

표를 중심으로 움직였을 뿐이다.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데 집중해야 할 것은 누가 더 살았다면 조선이 더 발전했을 것이라는

등의 부질없는 희망사항이 아니라, 그 사회의 흐름을 이끌고 간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기저부를 바라보면, 조선조의 습속들이 아직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조선조의 역사는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하고, 살펴보아야 할 당위성을 지닌다.

그 시각속에서 정조시대를 바라보야야 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