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몽 생명선>이론은 일본제국 육군의 지상가치로 숭배되었고, 각종 미디어의 선전을 거쳐 구호화되면서 불퇴
전의 사상무기로 발전하였다. 따라서 어떤 언행이라도 이에 배치되면 모두 배제되었다.
1931년 만주사변과 이어지는 중일전쟁의 배경에는 이 이론이 있었으며, 결국 일본은 중일전쟁의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 대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끝내 파멸하고 말았다.
이 이론은 일본의 전략가인 이시와라 간지에게서 유래했다. 그는 최종전쟁론을 주장했는데 그 귀결이 <만-몽
생명선>이다.
그럼 최종전쟁론이란 무슨 말인가?
이시와라는 미래세계의 충돌은 동방문명과 서방문명 사이의 충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동방문명을
대표하는 일본과 서방문명을 대표하는 미국사이에서 이른바 최종전쟁이 필연적으로 벌어진다는 의미다. 또 이
전쟁을 통해 인류 사회의 나아갈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결전에서 일본은 전략적으로 불리하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일본은 국토의 종심이 얕고, 전략물자
자원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마지막 지구전 과정에서 이기려면, 일본은 반드시 후방기지를 확보해야
하며 그 기지는 만주-몽고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만-몽 생명선>의 유래다.
이시와라는 이 이론을 전개하면서, 다가오는 전쟁에서 항공기의 역활을 강조하는 한편 원자핵분열 에너지의
군사상 응용을 예측했다. 그는 이러한 에너지의 파괴력을 사용하게 되면 일순간에 전쟁의 승패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과 괴력을 가진 광선무기등이 갑자기 나타날 가능성등을 이야기했다.
이처럼 무기를 중시하는 그의 관점은 일본제국 육군 주류의 관점과 달랐기에 나중에 도조 히데키에게 배척당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시와라 간지는 1889년 태어났으며 육사를 거쳐 육군대학 30기를 차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관동군의 참모
로 있다가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켰다. 그 공으로 참모본부 과장으로 승진한 뒤 1937년 참모본부 1부 부장이
되었다. 1936년, 참모본부에 재직 중인 이시와라는 <제국 국방방침>을 수정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본의 국책은 동아시아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반드시 소련, 미국, 영국의 압박을 물리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소련, 미국,영국에 충분히 대항할 수 있는 군비 특히 항공 병력을 충실하게 갖추는 동시에, 만주와 북지나
를 안정시켜 지구전을 준비하는 기초공작을 완성한다.
군비의 충실화와 지구전 준비를 완성한 후, 우선 소련으로 하여금 극동으로 진출하려는 기도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공작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이 기간 중에는 미국과 친선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소련이 굴복한 후에는 그와 친
선 관계를 수립하며, 영국 세력을 동아시아에서 축출하여 동아시아 각 민족을 해방시킨다.
소련과 영국이 굴복한 후 동아시아 각국이 협력하여 그 실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면, 미국과 대결전을 준비한다.
이시와라는 <최종전쟁론>에 따라 중국에서의 전쟁확대에 반대했지만 관동군의 폭주를 막을 수 없었다.
그의 중일전쟁에 대한 전망을 들어 보자. 분석이 자못 날카롭다.
만약 전쟁 상태에 들어가면 틀림없이 장기 지구전이 될 것이다. 중국을 정벌하면 수개월 내 장제스정권이 붕괴될 것이
므로 단기결전으로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큰 착오다...
중국은 예로부터 고도의 문명국가였지만, 물질생활은 아주 원시적이다. 또한 중국의 각 지방은 고도로 자급자족이 가
능하다. 이 모든 것은 중국이 지구전을 수행하는데 아주 유리한 조건들이다. 만약 개전이 되면 결전을 치르도록 중국을
압박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전으로 나가느냐 아니냐는 주로 중국의 의중에 달려있다.
일제 패망후 전범임에도 불구하고, 수상 도조 히데키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범재판에 기소되지 않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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