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중심이 엘리트라고 보는 견해의 총칭이다.
이는 정치적 의사결정 측면에서 민주주의와 대립되는 체제이다. 귀족제, 과두정치, 전제정치가 모두 여기에 속
한다. 그 명칭에 상관없이 소수에 의해 정치적 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엘리트주의는 근본적으로
두가지를 전제한다.
첫째, 사회는 권력을 가진 엘리트와 권력을 가지지 못하는 일반대중으로 구분되며, 이들 사이에는 지배 피지배
관계가 성립한다.
둘째, 엘리트가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대중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엘리트주의에 따르면. 엘리트는 자신의 잠재력과 가치를 전면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개인적 능력과 환경적 여건
을 갖춘 존재이고, 대중은 개인적 차원에서 잠재적 가치를 갖지 못했거나 이를 펼칠 환경적 여건을 지니지 못한
존재다. 따라서 이러한 개인적, 환경적 잠재성을 가진 엘리트가 사회를 지배해야만, 사회는 유기적으로 작동하
고 통제되어 최선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도 엘리트주의 사회처럼 보인다. 실제로 사회는 능력있고 학벌좋은 소수의 정치, 사
회, 경제 엘리트들에 의해 돌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측면에서 현대 대의제 민주주의는 엘리트주의와 차이가 있다.
그것은 정치적 권력의 정당성이 누구로부터 나오는 지에 대한 차이다.
민주주의는 권력의 정당성이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누구를 대리자로 뽑는 것은 시민들의 절대 권리이기 때문이
다. 반면 엘리트주의의 정당성은 시민이 아닌, 엘리트 스스로에게서 나온다.
생각해 보라. 엘리트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대중은 무기력하고 합리적이지 못한 존재여서 자신의 이익을 대변
할 대리자를 선출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그들의 손에 대리자를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라는 것이다.
플라톤은 철인정치를 꿈꾸었다. 지혜를 사랑하는 덕있는 자에 의한 절대 통치, 즉 엘리트 정치를 갈망했다.
이런 소수에 의한 정치체제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 소수의 권력자가 지혜롭고 뛰어나서, 대중들보다 합리적이
고 공평하게 정치를 한다면 말이다. 특히 지금처럼 예측 불가능하고 불확실한 상황이 빈발하는 경우, 결정을 그
들에게 맡기는 것이 개인의 이익과 사회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일 수 있다.
하지만 엘리트주의, 독재는 치명적 한계를 갖는다. 그것은 소수에 의한 정치가 최고 권력자를 쉽게 타락하게 만
든다는 것이다. 그로인한 독재자들의 실책과 부패가 민초들과 나라를 얼마나 파국으로 몰았는지는 역사가 숱하
게 보여주고 있다.
설령 부패하지 않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엘리트가 집권한다 하더라도, 엘리트주의는 명백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말이다. 왜냐하면 이상적 개인이 존재한다하더라도 이상적 정치는 불가능하기 때문이
다. 그이유는 근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는 이상적 정치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란 어떤 경제체제를 선택하는 지에 대한 문제이다. 그런데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경제체제라는 것은
없다. 어떤 경제체제든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며 그만큼 다른 집단의 이익을 희생시키기 때문이다. 자본가의
이익을 우선하면 노동자의 이익이 줄고, 노동자의 이익을 우선하면 자본가의 이익이 준다. 자본가와 노동자의 이
익을 모두 우선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독재자나 민주주의자 모두 특정집단의 손을 들어줄
수밨에 없고, 필연적으로 소외되고 희생되는 집단이 생길 수밖에 없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이상적 정치는 없다. 이상적 정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상적 독재자, 엘리트는 불필요하다.
현대 정치에서 요구하는 것은 뛰어난 인물이 아니라, 충돌하는 이해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이견을 조율
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익의 직접당사자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할 여건을 마련한다는 점에
서 민주주의는 엘리트주의의 비현실성을 압도한다.
결론적으로 현대사회에서 이상적 개인에 의한 독재와 엘리트정치는 실현될 수 없다. 그럼에도 독재와 엘리트주
의가 현실화되었을 경우, 사회전반에 심각한 문제점들이 일어난다.
첫째,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함으로써, 그것이 이익분배에서 배제된 다른 집단의 불만을 고조시킨다.
둘째, 엘리트주의는 스스로의 완전무결성을 유지하기위해, 불만집단을 필연적으로 억압한다.
셋째, 이런 억압을 정당화하거나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을 막기위해 정보를 은폐하거나 왜곡한다.
넷째, 정보의 은폐와 왜곡을 숨기기 위해, 국민들에게 왜곡된 정보가 사실인양 과장해서 교육한다.
다섯째, 이러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편협한 사람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그들 스스로가 사회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한다. 결국 사회는 병든다.
결국 독재나 소수 엘리트에 의한 이상적 사회는 허구다.
불완전하고 갈등이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가 민주주의를 채택, 유지하는 것은 역사적 경험을 통해
그래도 이 체제가 엘리트주의보다는 더 무난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발췌,요약)
1.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편/ 채사장 지음/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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