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국제정치 시사/현대 국제정치의 배경지식

현대 경제학의 두 흐름) 케인스주의 VS 통화주의

정암님 2016. 1. 20. 04:20


대부분의 현대 국가들은 경기를 조정하기 위해 두가지 정책을 섞어서 사용한다. 바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다.

재정정책은 정부지출과 세금징수를 이용하여 경기를 조절하는데, 이는 케인스 주의자들의 처방이다. 반면 통화

책은 화폐의 공급량을 늘이거나 줄임으로서 경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통화주의자들의 처방이다.


케인스의 정책은 대공황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의 스태그플레이션 하에서는 통

정책이 위력을 보여주었다. 


오늘날의 정책담당자들은 국민경제를 4개의 페달을 가진 즉 2개의 가속페달과 2개의 브레이크를 가진 자동차

로 주한다. 케인스주의자들의 처방인 재정정책에서 가속페달은 정부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삭감하는 것이다. 

반면 브레이크는 정부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것이다. 

통화주의자들의 처방인 통화정책에서 가속페달은 화폐의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다. 브레이크는 화폐의 공급량

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페달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페달들은 양 진영의 호언장담만큼 원활하게 작동하

도 않는다. 지금도 엇박자로 삐거덕거리는 통화주의자들과 케인스주의자들의 페달 밟는 소리가 요란하다. 

더구나 페달의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커진다는 것은 머지않아 고장 날 수도 있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케인스주의자들과 통화주의자들은 누가 운전석에 앉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달리한다.

케인스주의자들은 정부지출과 조세정책에 권한을 갖고 있는 의회가 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화주의자들은 

융업계를 관장하는 중앙은행이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통화주의자들은 케인스의 재정정책을 통한 유효수효 증가책에 대해 두가지 측면에서 비판한다. 

첫째, 정부는 대개 훌룡한 운전사가 되지 못한다.

둘째, 경제의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재정 정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통화주의자들은 케인스가 화폐와 화폐공급량을 무시한다고 비판한다. 즉 화폐란 많을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재정정책으로 퍼부은 화폐량이 공급되는 상품량보다 많다면, 따라서 호주머니가 넉넉해진 소비자들이 지출을 

다면 물가는 오를 것이다. 즉 돈은 많아졌지만, 전보다 부자가 된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들의 월급

에 0을 2개씩 더 붙인다고 그들의 생계수준이 더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 적정 화폐 공급량 또는 수준이란 무엇일까?

생산된 모든 상품을 구매하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물가상승 없이 완전고용을 달성할 수 있는 양이다. 그 양을 

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얼마나 빨리 지출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수중의 돈을 바로 써 

버리는 편일까? 아니면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편일까? 

통화주의자들은 사람들이 현금을 일정 수준 보유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즉 사람들은 수입을 바로 써 버리

는 것이 아니라  일정금액은 미래 지출에 대비해 일정기간 비축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만약 시중에 돈이 풀리

면서 여분의 현금이 수중에 들어 온다면, 사람들은 비축액을 넘어서는 여윳돈들을 상품, 재화, 실물자산 구입

에 바로 사용할 것이다. 따라서 GDP는 상승한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돈을 흡수한다면, 사람들은 화폐보유량

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씀씀이를 줄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GDP는 줄어든다. 

이렇듯 사람들이 계속해서 일정 수준으로 유동성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한, 통화정책은 GDP를 예측할 수 있으

며 또한 GDP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화졍책을 사용하려면 사람들이 유동성을 위해 얼마나 화폐량을 비축하는 지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이 화폐량이 일년동안 회전하는 비율인 화폐의 유통속도다. 이는 GDP를 화폐공급량으로 나눈 값이다. 가

령 GDP가 36조고 화폐공급량이 6조라면 유통속도는 6이다. 이 말은 사람들이 1년동안 벌어들인 소득중 약 2

개월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관한다는 소리다. 


통화주의자들에게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 전제는 화폐의 유통속도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속도가 안정적이라면, 정부는 화폐공급량을 통제함으로써 경제의 성장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강력한 도

를 갖게 된다. 반면 속도가 불안정하다면, 즉 사람들이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면, 화폐공급량 통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정책효과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통화주의자들은 화폐의 유통속도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은 통화정책을 가장 강력한 페달로 

간주한다. 반면 케인스주의자들은 불안정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정정책을 가장 강력한 페달로 여긴다.


미국경제에 대한 연구를 보면, 1948년이후 30년동안 화페의 유통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된 패턴을 보였다. 

이에 따라 통화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런데 1982년부터 1988년까지는 유통속도가 오락가락을 반복

했다.


2008년 글로벌 위기이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경제학은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양진영은 서로 상대방의 해법은 경기진작에 도움이 안된다고 비난하지만, 근원적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

다. 이에 따라 각국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혼용면서 땜질 처방에만 급급하고 있다. 


참고)

1.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토드 부크홀츠 지음/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