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종교,철학사

탄트라 요가의 정수/ 탄트리즘 수행법의 특징

정암님 2020. 1. 2. 12:11


엄격한 카스트제도 아래에서 현학적인 우파니샤드의 범아일여 사상을 통한 깨달음은 무지한 서민들에게는 다가설 수 없는 장벽이었다. 그러던 차에 서민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수행 방법이 나타난 것이다. 탄트라 경전에 근거한 탄트리즘이다. 그리고 해탈을 위한 실천으로 제시된 것이 성력 숭배와 성생활에 관한 것이었다. 정통 브라만교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으나 이해하기 쉽고 실천하기 쉬워 대중의 열광적 환영을 받았다.


탄트리즘은 해탈에 이르는 어렵고도 지난한 과정을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도록 탄트라요가 외에도 명상시 소리와 그림등을 활용했다. 밀교에서 삼매에 이르는 세가지 방식으로 활용하는 신밀, 구밀, 의밀이 그것이다. 구밀은 신에게 바치는 소리(진언, 다라니)를 통해서, 의밀은 배열한 부처 그림(만다라)을 통해서, 신밀은 몸가짐(결인)을 통해 삼매에 이르고 해탈하려는 것이다.


탄트라경전은 우주만물을 창조하는 시바와 그의 부인 샥티의 성력을 숭배하고 있다. 시바는 우주만물의 근원인 씨앗을 창조하지만 정작 우주만물을 낳는 것은 샥티라는 이야기다.

시바신은 보통 남성 성기 모양의 링가라는 상징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우주를 창조하는 남성적 원리를 뜻하며, 그 파트너 샥티는 우주만물을 낳는 여성적 원리를 의미한다. 두 원리는 애초 하나였으나 둘로 분리되면서 진정한 세계가 아닌 환영의 세계가 창출되었다는 설명이다. 외향성과 내향성이 합일을 이루면 이런 분열에서 초월하여 해탈에 이른다는 논리를 수행의 요체로 삼고 있는 것이 탄트라다.


                                                        남근 모양의 링가와 여근 모양의 요니 세트/ 출처: 위키

                                                       남성성과 여성성의 합일을 통한 창조와 해탈을 상징한다.


탄트리즘(샥티즘)에서 샥티는 신성한 힘이라는 뜻으로 우주 전체를 관통하여 흐르고 있다고 여기는 우주의 원초적 활동에너지를 지칭한다. 그들은 우주 원초 에너지인 샥티를 지고자(supreme being)로 숭배한다. 그들은 남녀 성교시에 일어나는 엑스터시를 통해 육체의 특정부위에 위치한 차크라를 각성시키는 방법으로 수행하면 더 빨리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


샥티파는 인체에 흐르는 기의 존재를 믿었다. 차크라는 우리 인체에 흐르는 기(에너지)의 흐름이 교차하는 마디다. 그들은 인체에서 이 마디, 즉 에너지 센터가 6개 있다고 보았다.그리고 머리 위 정수리에 남성 원리 시바가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했다. 여성 원리로서의 생명 에너지인 샥티는 가장 아랫부분에 있는 물라다라 차크라에 똬리를 튼 채 잠자고 있는 뱀의 모양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잠자는 뱀이라는 의미의 꾼달리니로 부른다. 즉 이 에너지 체계는 평소에는 깨어나지 못하고 잠들어 있다.

이것을 각성시켜 꾼달리니 파워가 차크라를 따라 움직이면 우리 의식이 확장된다. 따라서 꾼달리니 요가의 핵심은 우리 몸에 있는 꾼달리니 파워를 깨우는 것이다. 이 꾼달리니가 궁극적으로 정수리에 도달하면 그 곳에 있는 남성원리 시바와 합쳐져 절대 신과의 합일을 경험하면서 지극한 희열의 상태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탄트라는 남녀의 성적결합을 통해 남녀분리 이전의 원초적 상태로 복귀함으로써 해탈을 경험할 수 있다고 보았다. 


탄트라 수련은 성의 탐닉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성교의 에너지를 머리로 끌어올려 얻는 절대적 엑스터시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성을 초월해 영적 기쁨을 맛보자는 것이다. 그들은 정액을 방출하지 않고 기의 흐름을 역류시켜 머리쪽으로 상승시킨다면 우주의 근원에 도달할 수 있고 열반의 길이 열린다고 믿는다. 이것이 탄트라 수행의 정수이다.


발췌)

1.문명으로 읽는 종교이야기/홍익희 지음/ 행성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