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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답사기1편(시간은 흘러 역사를 만들고...)

정암님 2007. 11. 2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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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서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그 지역의 문화와 주민들의 사고방식을 결정짓는다 .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것들에 과거의 흔적이 묻어 있음을 알게될때 우리는 역사의 인과율에 깊은 무게감을 느낀다
나는 역사의 인과율에 관심이 많다  그것이 그 지역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대부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현대스페인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레콩키스타,신대륙,스페인내전을 알아야 한다
세 사건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전환점이었고 아직도 깊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1.레콩키스타(국토회복운동)

 

                                                    이슬람군과의 전투에 출전하는 카톨릭군대

 

로마의 우등생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장 로마화가 잘된 속주였던 스페인은 서로마제국이 멸망하면서
서고트족의 지배를 받게되었다  이때 로마카톨릭으로 개종을 하게되고 서고트왕국의 수도였던 똘레도의
대주교가 이베리아반도의 수석대주교가 된다
그러나  서고트왕국에 내분이 일어나면서 이슬람세력의 침입을 받아 카톨릭세력은 북부 산악지대까지
내몰리게 된다 이때 예수의 제자며 이베리아반도포교에 열성적이었던 성 야고보(산티아고)의 무덤이 발견된다
유럽각지에서 순례자들이 찾아왔으며 그들은 이슬람세력에 맞서는 십자군이된다(서십자군운동)
때마침 이슬람세력도  많은 소국으로 분열되어 힘이 약화되었다 카톨릭세력은 승기를 잡고 이슬람세력을
남으로 몰아부친다 장장 800여년에 걸친 레콩키스타가 시작된 것이다

                     

                                                                               그라나다시 전경

 

이슬람세력은 꼬르도바,세비야를 잃고 반도남단의 그라나다로 물러난다
1492년 카톨릭의 왕들인 이사벨여왕과 페르난도2세에게 그라나다가 함락당하고 레콩키스타는 완성된다
그러나 이사벨여왕은 과거의 융화정책을 버리고 이슬람신도들에게 개종아니면 스페인을 떠나라고 강요한다
모사라베(이슬람제국에 남아있던 카톨릭교도)들이 레콩키스타에 큰도움을 주었듯이, 그들이 언제 돌변할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는 이교도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으로,더 나아가 혈통의 순수성(인종차별)강조로 나타난다
이슬람교도들은 몇번 반란을 일으키며 저항했으나 결국 대부분 개종하거나 스페인에서 추방되어 죽어갔다
스페인의 포용문화가 레콩키스타의 완성과 더불어 피와 종교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닫힌문화가 되어버린것이다
이는 황금시대와 그이후의 불행을 가져오는 단초가 되었다

                                    

                                                                    이사벨여왕과 페르난도2세



2.신대륙
1492년 콜롬부스는 이사벨여왕의 후원하에 신대륙울 발견한다 이후 계속되는 탐험과 정복으로 스페인은 남북아메리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카를로스1세시기에는 스페인,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네덜란드,아메리카등이 그의 지배를
받음으로서  스페인의 황금시대를 열게 된다
신대륙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막대한 금은보화로 국가재정은 풍부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군대를 육성하고 무적함대를
만들어 유럽최강의 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또한 화려한 왕궁과 건축물을 만들어 부유함을 과시한다
이즈음 유럽에 전운이 감돈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주장한 것이다
레콩키스타(이교도,이단과의 전쟁)와 카톨릭정신의 수호는 스페인의 정신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믿었다
 결국 유럽카톨릭의 수호자로서 신교도들과의 전쟁에 나서게 된다  풍부한 재정은 전쟁과 귀족,왕실의 사치로 바닥나고
이를 세금인상으로 메우려다 각지의 반란을초래한다 물가는 가격혁명이라 불릴정도로 폭등하고 신대륙과의 독점무역은
타국의 공세로 무너진다
거기에 계속된 유대교도의 추방은 재정,금융관리의 공백을 가져왔고 하역인부,막노동꾼등에 종사하는 무슬림들의 추방은
경제를엉망으로 만들었다 
결국 스페인은 파산을 선언하고 유럽의 패권을 영국과프랑스에 넘겨주어야 했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고있는 스페인-스페인의 비옥한 평원

 


황금시대는 끝났다 화려하고 웅장한 성은 인적이 드물고 무적함대는 바다속에 잠들었다 군대는 무력해지고 식민지들은
다투어 독립했다 신대륙의 금은보화는 스페인의 자본축적을 통한 산업화에 기여하지못하고 전쟁과 사치의 비용으로
외국으로 빠져나갔다 결국 다른 나라들이 산업혁명을 일으킬때 스페인은 바라만 보아야 했다
혹자는 이렇게 평했다
"스페인은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입과 같다 그것을 깨물고 으깨지만 헛된 달콤함과 잇새에 낀 찌꺼기외에는 자기것으로
남겨두지 못했다"  

                     

                                                                   바로셀로나의 콜롬부스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