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南面(남면)하고 신하는 북면한다.
왕은 조당에서 남쪽을 향해 앉았고 제왕학/통치술은 남면술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남면이란 단어는 왕을 상징했다. 남면은 어떻게 이런 의미를 띠게 되었을까?
남면은 우주론적 배치에 입각해 정립되었다.
왕이 앉아 있는 곳은 천하의 중심이고. 이 중심을 중심으로서 정위해주는 것은 북극성이었다. 즉 왕의 자리는 북극성이 천하에 투사된 자리다. 왕은 천자이고, 따라서 왕을 볼 때 그 뒤에서 북극성을 보는 것은 아들 뒤에서 (그 아들의 권력을 보장해 주는) 아버지를 보는 것과 같았다.( 따라서 왕이 북면할 때는 곧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때이다) 그리고 신민들이 왕을 중심으로 위계를 정해 도는 것은 뭇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도는 것과 유비적이었다.
지중해 세계의 왕권이 신학적 기반을 가졌다면 동북아세계의 왕권은 우주론적 기반을 가졌으며, 이 기반이 무너지면서 근대 정치철학이 도래하게 된다.
발췌)
1. 세계철학사 2/ 이정우 지음/ 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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